윤지영 심뇌혈관센터 교수
윤지영 이대서울병원 심뇌혈관센터 교수(사진)는 “떨림 증상이 있다면 이상운동질환을 치료하는 의료진을 찾아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파킨슨병 등 운동장애, 퇴행성 뇌질환을 고치는 신경과 의사다. 파킨슨병 악화에 몸속 염증 반응이나 2차 감염 등이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 속 미생물총인 마이크로바이옴과 퇴행성 뇌질환의 연관성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떨림은 몸의 일부가 의지와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것이다.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다. 겉으로는 같은 떨림 증상이라 해도 증상이 나타나는 위치, 유형 등에 따라 원인 질환이 다르다. 윤 교수는 “진료를 위해 찾는 환자 중에는 수전증으로도 불리는 본태성 진전 환자가 많다”며 “손을 많이 떨면 고개가 미세하게 흔들리거나 목소리가 떨리기도 한다”고 했다. 본태성 진전 환자는 술을 마시거나 마음이 진정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줄기도 한다. 의학용어 중 하나인 본태성이라는 말은 특별한 원인이 없다는 의미다. 증상 자체는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증상에 따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많다. 이 때문에 떨림 증상을 줄이기 위해 베타차단제 등 약물을 쓰거나 뇌심부자극수술 등을 동원한다.
사람은 누구나 배고프거나 추울 때, 긴장했을 때 몸을 떤다. 이런 떨림이 남들보다 심한 사람도 있다. 항진된 생리적 진전이라고 부르는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할 때, 특정한 약을 먹었을 때, 카페인 음료를 마실 때 몸을 심하게 떠는 것이다. 윤 교수는 “떨림이 심해진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을 때 평소 복용하는 약의 이름을 파악해둬야 한다”며 “카페인이 원인인 사람은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를 카페인이 없는 줄 알고 섭취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했다.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역시 떨림 증상의 원인이다. 대부분 50대 이후 발병하지만 30~40대나 이보다 젊은 환자도 있다. 몸을 부드럽고 정교하게 움직이도록 돕는 도파민이 부족해 운동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주로 편한 자세로 힘을 빼고 있을 때 떨림 증상을 호소한다. 몸동작이 느려지는 운동장애도 흔히 나타난다. 글을 쓰거나 단추를 끼우는 일에 서툴러지고 표정이 굳는다. 기본은 약물치료다. 종종 약물을 지나치게 많이 복용해 몸을 크게 흔드는 이상운동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약물 용량을 조절하면 된다. 윤 교수는 “고혈압이 완치되진 않지만 약을 먹으며 관리하는 것처럼 파킨슨병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쪽 얼굴을 떠는 반측안면경련도 주요 떨림 질환 중 하나다. 뇌 속 신경이 혈관에 눌려 생기는데 보톡스 주사를 맞거나 수술하면 개선된다. 윤 교수는 “술 마실 때 손을 떠는 사람을 지적하지 않는 등 떨림 증상이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사회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