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로 어려움에 빠진 국내 대형마트는 일제히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가 내놓은 해법은 ‘해외시장 확장’과 ‘디지털 강화’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국내 136개 매장에서 약 5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해외는 전혀 달랐다. 같은 기간 160억원의 이익을 냈다. 국내의 절반도 안 되는 60개 매장으로 거둔 성과다. 인도네시아에서 90억원, 베트남에서 70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국내 대형마트가 급격히 어려워지는 것과 달리 이들 나라에선 대형마트가 여전히 성장산업이다.

롯데마트는 당분간 잘되는 해외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작년까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매장 철수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다른 나라에도 매장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사업 강화는 또 다른 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 금천점 등 일부 매장에선 스마트폰으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저녁 8시까지 주문하면 그날 밤 12시까지 보내주는 야간배송도 선보였다. 내년에는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등 계열사와 함께 통합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놓을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자산 효율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업 확장에 큰돈을 들이는 대신 기존 자산을 활용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창고형 할인점 콘셉트의 ‘홈플러스 스페셜’도 이런 전략에서 나왔다. 소비자로부터 창고형 할인점이 큰 호응을 얻자 이마트처럼 트레이더스를 새로 여는 게 아니라 기존 매장을 창고형 할인점 느낌으로 바꿨다. ‘홈플러스 스페셜’이란 이름이 붙은 이들 매장은 16개다. 2년 내 80개까지 늘려간다는 게 홈플러스의 계획이다.

온라인 대응도 비슷하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세우는 대신 기존 140개 매장을 모두 온라인 물류기지로 쓰기로 했다. 물류센터를 거치지 않고 전국 매장에서 곧바로 보내준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유휴 공간은 개인 창고로 빌려줘 부가 수입을 얻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