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8·9 개각’에 대해 여야는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며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의 정면충돌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적재적소 인사”라고 평가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국민 정서와 배치되는 총선용 개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이자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을 책임질 적임자들로 이번 개각이 이뤄졌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추진력과 속도감을 바탕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도 “이번 개각이 국민에게 안정감을 주면서도 개혁적인 정책을 추진해 민생 경제 성과를 내는 데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인사”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가장 (교체가) 필요한 외교·안보 라인을 그대로 둔 것은 지금의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한·미·일 3각 공조를 외면하고 친북·중·러를 당연시하는 ‘운동권 정부’의 본색을 드러냈다”고 혹평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개각이 아니라 인사이동 수준”이라며 “오직 내년 총선에만 몰두하는 청와대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총선용 개각”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권력 욕심만 차린 이번 개각에 대해 현명한 국민이 내년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내놓으면서 이달 하순 동시다발로 열릴 인사청문회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개각 발표와 동시에 장관급 후보자에 대한 ‘철통 엄호’와 ‘송곳 검증’ 방침을 각각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특정 후보자에게 집중된 비난에 대응하기보다 이번 개각의 취지, 방향 등을 갖고 일관되게 청문회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야당 무시를 넘어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라며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도덕성, 업무 능력, 기본적인 태도 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별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