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테마관광 10선…담양 소쇄원 찾아 프로그램 체험
"줄어든 일본 여행객에게 다채로운 국내관광 기회 제공"
소쇄처사 된 박양우 장관 "국내관광 살려봅시다"
"저는 한양에서 온 박양우라고 합니다.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선시대 조경 예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전남 담양의 소쇄원(瀟灑園)을 찾아 처사(處士)로 변신했다.

조선조 선비들처럼 회색모시철릭에 갓을 쓰고 부채까지 든 모습이 울창한 죽림 속 맑은 계곡물을 끼고 둘러앉은 소담스러운 정원과 그럴싸하게 어우러졌다.

박 장관은 10일 오전 소쇄원을 방문한 일반 관람객들과 함께 2시간 동안 '소쇄처사 양산보와 함께 걷는 소쇄원'이란 테마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10명의 관람객이 500년 전 소쇄원을 만든 은둔처사 양산보로 설정된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소쇄원 경내를 돌아보며 이모저모를 묻고 답하고 선비들의 풍류를 체험하는 행사다.

소쇄처사 된 박양우 장관 "국내관광 살려봅시다"
박 장관은 "옛 복식과 복장을 갖춰 입고 (전문가) 안내를 받아 곳곳에 스며있는 조상들의 정신과 역사, 당시의 여러 가지 상황까지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입체적 관광"이라며 "많은 분께 권해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최근 일본으로 가는 국내 여행객들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며 "그분들에게 국내 여러 곳을 여행할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관광을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국내에서 예전엔 접하지 못했던 많은 새로운 것들을 체험하는 다채로운 관광프로그램이 개발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계곡에 앉아 옛 선비들처럼 거문고 연주를 듣고, 영국 관광객과 담소를 나누고 부채를 선물하기도 했다.

소쇄처사 된 박양우 장관 "국내관광 살려봅시다"
명승 제40호로 지정된 소쇄원은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별서정원(別墅庭園)으로 자연미와 정원 구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별서정원은 혼탁한 세상을 벗어나 유유자적하며 맑고 깨끗한 세상을 일구고자 산속 깊숙한 곳에 만든 정원을 일컫는다.

조선 중종 때 문인인 소쇄옹 양산보(1503~1557)는 17세에 과거에 합격해 출사(出仕)를 기다리다 스승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己卯士禍)로 유배돼 사약을 받는 모습을 지켜본 뒤 벼슬을 단념하고 낙향해 소쇄원을 열었다.

소쇄처사 된 박양우 장관 "국내관광 살려봅시다"
오곡문(五曲門) 담장 밑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은 작은 폭포가 돼 연못에 떨어지고, 계곡 옆에는 비 갠 하늘의 상쾌한 달이란 뜻의 제월당(齊月堂)과 비 온 뒤에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란 뜻의 광풍각(光風閣)이 자리하고 있다.

빼어난 풍치(風致) 덕분에 담양의 무릉도원(武陵桃源)으로도 불리는 소쇄원에는 송강 정철, 제봉 고경명, 우암 송시열 등 수많은 학자가 찾아 학문을 논하고 시를 읊었다.

전남 장성 출신 문인인 하서 김인후는 소쇄원의 사계절 풍광을 '소쇄원 48영'이란 시로 남겼다.

담벼락에는 송시열이 썼다는 오곡문(五曲門)이란 글씨가 지금도 또렷이 남아 있다.

소쇄처사 된 박양우 장관 "국내관광 살려봅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