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터무니없고 돈많이 드는 훈련 불평…훈련 종료시 발사도 중단"
트윗으로 김정은 친서 소개…"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김정은 만나길 고대"
北 5번째 미사일 발사 후 친서 내용 공개…8월 하순 실무협상 재개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되는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10일(현지시간)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이 끝나면 미사일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5시 34분과 오전 5시 50분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지 15시간여 만이다.

지난 6월 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5번째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상황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면 곧바로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길 희망하며 미사일 시험 발사도 중단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공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의미를 축소하고 실무협상 재개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은 친서에서 한미 연합 훈련이 끝나자마자 만나고 싶고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고 매우 친절하게 말했다"고 친서 내용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날 3쪽짜리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긴 친서였다.

그중 많은 부분은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드는(ridiculous and expensive) 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었다"며 전했다.

이어 "그것은 또한 단거리 미사일들의 시험 발사에 대한 작은 사과였다"며 김 위원장이 훈련이 종료될 때 이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김정은을 보기를 원한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희망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없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비핵화 시 더 밝은 미래'의 청사진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북미 정상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 당시 '2∼3주 후' 열기로 합의한 뒤 지연돼온 북미 간 실무협상 개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미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일정으로 연합지휘소 본훈련을 진행한다고 합참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친서에 밝힌 대로 한미 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이달 하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북미 두 정상의 톱다운식 '친서 외교'를 통해 미사일 발사 국면에 따른 교착상태에 중대 돌파구가 마련된 흐름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중단되리라는 것을 공개한 데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이뤄진 것이며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도 깔려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워게임(war games)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김 위원장의 불만을 전달하면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고 노골적으로 언급한 것을 두고 초읽기에 들어간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개시를 앞두고 대폭 증액을 한국 측에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나도 (연합훈련이) 마음에 든 적이 없다.

왜냐면 돈을 내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용을) 돌려받아야 하고 나는 한국에 그렇게 말했다"고 불만을 터트리며 '한국으로부터 돌려받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