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입정원-수험생 역전…전문가들 "지방대 기피, 서울로 몰릴 듯"
내년부터 당장 전체 대학정원보다 대입가능인원이 적은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소식에 일부 학생들은 대학입시 경쟁이 완화돼 더 쉽게 대학에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최근 교육부는 작년 대입정원(49만7천218명)이 유지되면 당장 내년부터 전체 정원보다 수험생(대입가능자원)이 1만7천여명 모자란다고 밝혔다.

입학정원과 수험생 격차는 5년 뒤인 2024년 12만3천여명까지 벌어진다.

수치로만 보면 학생들이 꿈꾸는 '무(無)경쟁 대입 시대'가 코앞이다.

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수험생이 줄면 서울 내 대학에 입학하려는 수요가 오히려 늘어 실제 대입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학생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 지방대를 기피하고 서울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전반적인 대입 경쟁률은 학생감소에 따라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은 정해져 있다.

이들 대학 경쟁률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학생감소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대학'과 '학생을 데려와 충원해야 하는 대학'으로 나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소장은 "최근 학생들은 상황이 어려워 보이는 4년제 대학에 가느니 차라리 전문대학이나 사이버대학에 가려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지방대는 정부가 폐교를 위한 퇴로를 마련해줘야 하는 상황에 부닥쳐있다"고 덧붙였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학생감소로 서울 내 대학으로 '쏠림현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시모집에서 특히 지방대 기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수험생들 사이에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시모집에서 이른바 '상향지원' 추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대학에 다니면서 다른 대학에 지원하는 반수생도 같은 이유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 줄면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 대입에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8명 중 4등 안에 들기가 10명 중 5등 안에 들기보다 어렵다는 것으로 수능 수험생이 줄면서 과거와 비교해 원점수는 비슷한데 등급이나 백분율이 낮은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감소 속도만큼 빠르진 않지만 대입정원도 줄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대입정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6만1천여명 감소했다.

수험생과 대입정원이 비슷한 비율로 같이 줄면 경쟁률은 유지된다.

정부는 2021년 시행될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학생 충원율 평가비중을 높여 정원 감축을 유도하는 한편 폐교를 원하는 사립대들에 방법을 마련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학진학을 앞둔 학생들은 정원이 줄고 문 닫는 학교가 어디일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