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보이스피싱 경고를 해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이 나왔다.

기업은행은 보이스피싱 방지 무료 앱 ‘IBK피싱스톱’(사진)을 지난 8일 선보였다. 기업은행은 금융감독원,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손잡고 앱을 만들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8200개 실제 보이스피싱 통화를 받아 AI로 분석했다. 앱을 활성화해놓으면 발신자가 사용하는 단어를 분석하고 “보이스피싱 주의단계입니다. 위험합니다”라는 경고 음성 혹은 진동 알림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3월부터 고객과 직원을 대상으로 앱을 시범 운영했다. 총 7만4000여 건의 통화에서 339건의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걸러냈다. 기업은행은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다고 가정할 때 약 30억8000만원 규모의 피해를 막은 효과를 거뒀다고 추산했다. 시범 사용에서 보이스피싱 의심 통화는 수사기관을 사칭한 전화가 가장 많았고, 대환 대출 빙자나 자녀 납치를 했다는 유형이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 소비자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400억원 규모다. 평균적으로 매일 134명이 총 12억2000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은 앱 사용이 활성화하면 피해를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문장 패턴 및 문맥으로 추론해 약 80%까지 보이스피싱을 가려낼 수 있다”며 “데이터가 쌓이면 분석 능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IBK피싱스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9.0 버전에선 스팸차단 앱인 ‘후후’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