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적격 범위내 'BBB-1'에서 'BBB'로…"추가 대러 제재 시 내려갈 수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범위 내에서 한단계 상향 조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에 따르면 피치는 앞서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범위의 최하위 단계인 'BBB-1'에서 'BBB'로 한단계 올렸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이 같은 결정의 배경과 관련 "러시아가 거시경제 안정성을 높이고 유가 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며 대외 충격에 대한 견고성을 강화하는 신뢰할 수 있고 지속적인 정책을 계속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이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가 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란 점도 고려했다"면서 서방의 대러 제재가 추가로 취해질 경우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지난 2015년 1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린 바 있다.

국제 유가 하락, 루블화 가치 하락,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에 따른 서방 제재, 러시아가 연관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진 상황을 반영한 조치였다.

하지만 다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무디스와는 달리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까지 내리지는 않았다.

피치는 앞서 올해 2월에도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범위의 마지막 단계인 'BBB-'로 유지했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피치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관련 "2014년 등급 평가로 복귀한 것"이라면서 "피치의 결정은 러시아 경제가 현재의 도전에 완전히 적응했으며 더 높은 경제성장률로 나아갈 능력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피치의 결정이 다른 평가사들의 러시아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위한 논리적 근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 S&P는 2주 전 러시아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마지막 단계인 'BBB-'로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지난 2월 러시아의 등급을 투자 부적격 수준인 'Ba1'에서 투자 적격 마지막 단계인 'Baa3'로 한단계 올린 바 있다.

이후 세계 3대 신용 평가사들은 모두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수준으로 계속 유지해 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러시아 신용등급 한단계 상향 조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