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새 2조5750억원 순매도
"韓·日 갈등, 원화약세 지속 땐
외국인 마음 돌리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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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무역갈등,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도 강도는 세지고 있다. 외국인은 미·중 분쟁이 격화된 지난 5월에만 3조52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순매도액이다.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방침을 확정한 이달 들어선 더 공격적으로 팔고 있다. 최근 1주일 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1000억원어치 이상 순매도했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한국 시장의 매력을 더 깎아내렸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를 제외한 한국 상위 200개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8% 감소한 24조원가량이다. 2분기에도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주력 업종의 실적이 부진을 이어갔다. 무디스, S&P 등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기업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경고를 잇달아 내놨다. S&P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2.0%로 낮췄다.
원화 약세의 환율 흐름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추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당장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MSCI지수 내 한국 비중 감소도 외국인의 순매수 유입을 막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MSCI의 8월 정기 변경에서 신흥시장(EM)지수 중 한국 비중은 11.61%에서 11.30%로 줄어든다. MSCI 추종 자금이 지수 내 비중만큼 이탈하게 된다는 게 일반적 계산이다. 8월 들어 외국인은 1조390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MSCI지수 추종 자금이 한국 종목 매도를 유발하며 장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1조5000억~2조3000억원 정도를 순매도할 것”으로 추정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