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대 해외송금 수수료를 1만원대로…외국인 노동자들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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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긍정적 효과…'소셜 임팩트' 핀테크기업 줄이어
블록체인 활용해 출퇴근 관리
필요에 따라 급여 가불까지
영세 사업자·근로자 모두 만족
블록체인 활용해 출퇴근 관리
필요에 따라 급여 가불까지
영세 사업자·근로자 모두 만족
수익을 목적으로 설립된 핀테크(금융기술) 기업들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소셜 임팩트’ 기업으로 자리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소액송금 서비스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근로시간·근로계약 기록 앱(응용프로그램)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동남아 근로자, 1만원대로 해외송금
소셜 임팩트와 접목된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이 해외 소액송금 전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센트비다. 2015년 설립 당시에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평범한 해외 소액송금 스타트업이었다.
센트비는 송금을 원하는 사람을 모아 한꺼번에 돈을 보내고, 이를 통해 외화송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풀링(pooling)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 해외송금은 길게는 2~3일이 걸렸다. 그러나 센트비를 활용하면 송금을 마치기까지 20초가 걸리고, 돈을 받는 사람도 1시간이면 수취가 가능하다.
센트비가 소셜 임팩트 기업으로 주목받은 건 해당 서비스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다. 통상 외국인 노동자들이 본국에 임금을 송금하려면 5만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10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는 걸 고려하면 큰 부담이다.
센트비는 이들에게 1만원대 수수료로 가능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했다. 심지어 은행보다 간편하고 빠르기까지 하다. 동남아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센트비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된 배경이다.
이 같은 수요에 힘입어 센트비의 누적 송금액은 최근 3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송금 국가는 17개로 늘었고, 이는 조만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세계적인 송금 기업인 머니그램과 협약해 해당 기업의 수취 금융사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센트비의 해외 송금 국가는 최대 200개로 확대될 전망이다.
○영세사업자 급여 플랫폼 된 블록체인
블록체인을 활용해 영세 노동자의 급여를 미리 지급해주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핀테크 기업 엠마우스의 ‘페이워치’다.
페이워치의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앱을 통해 근로계약을 맺고, 출퇴근 시간을 근로자·사용자가 쌍방 인증하면 근로시간과 임금이 자동 계산된다. 영세기업 근로자나 아르바이트생도 대기업 직원처럼 직원별 근로 상황이 기록된다.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활용해 출퇴근 기록을 저장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출근 인증 방식도 QR코드, 바코드, 비밀번호, 지문인식 등으로 다양하다. 위치정보를 통해 외근 시 근로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이렇게 기록된 근로시간을 기반으로 엠마우스는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급여를 ‘가불’해준다. 월급날이 되지 않더라도 급전이 필요하면 미리 일한 만큼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수수료는 근로자 기준 1회당 500원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 역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통한 공공부문 혁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소셜임팩트 콘퍼런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블록체인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레이튼의 메인넷은 지난 6월 가동됐다. 올해 안으로 클레이튼 기반의 30여 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등장할 전망이다.
○잠자는 외화, 현금처럼 쓴다
워낙 소액이라 환전에 어려움을 겪는 외화를 현금처럼 이용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고국을 방문할 일이 잦은 외국인 근로자나 잔돈 하나가 아까운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우디의 ‘버디코인’은 가정에 쌓아놓은 잔돈을 전용 키오스크와 앱을 이용해 현금성 재화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다. 대상은 국내 돈이든 해외 돈이든 가리지 않는다. 잔돈을 키오스크에 투입하고 QR코드를 발급받은 뒤 이를 앱으로 촬영하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버디코인으로 적립된 포인트는 각종 페이나 모바일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현재 CGV, 페이코와 협약이 체결돼 있다. 우디는 향후 보험, 여행, 금융 상품 구매나 각종 기부활동에도 버디코인을 쓸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투자 지식이 전무한 이들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딥러닝 기반 투자자문사 콰라소프트의 ‘왓이즈펀드’다. 콰라소프트의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 왓이즈펀드는 월 약 10만원을 내면 은행 VIP 고객처럼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콰라소프트는 과거 30년간의 금융·경제 지표를 스스로 학습해 현재의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가장 유사한 과거를 찾아내는 딥러닝 알고리즘 ‘마켓드리머’를 개발한 기업이다.
콰라소프트 관계자는 “투자 자문은 고액 자산가만 받을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동남아 근로자, 1만원대로 해외송금
소셜 임팩트와 접목된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이 해외 소액송금 전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센트비다. 2015년 설립 당시에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한 평범한 해외 소액송금 스타트업이었다.
센트비는 송금을 원하는 사람을 모아 한꺼번에 돈을 보내고, 이를 통해 외화송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는 풀링(pooling)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 해외송금은 길게는 2~3일이 걸렸다. 그러나 센트비를 활용하면 송금을 마치기까지 20초가 걸리고, 돈을 받는 사람도 1시간이면 수취가 가능하다.
센트비가 소셜 임팩트 기업으로 주목받은 건 해당 서비스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다. 통상 외국인 노동자들이 본국에 임금을 송금하려면 5만원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10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는 걸 고려하면 큰 부담이다.
센트비는 이들에게 1만원대 수수료로 가능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했다. 심지어 은행보다 간편하고 빠르기까지 하다. 동남아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센트비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된 배경이다.
이 같은 수요에 힘입어 센트비의 누적 송금액은 최근 3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송금 국가는 17개로 늘었고, 이는 조만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세계적인 송금 기업인 머니그램과 협약해 해당 기업의 수취 금융사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센트비의 해외 송금 국가는 최대 200개로 확대될 전망이다.
○영세사업자 급여 플랫폼 된 블록체인
블록체인을 활용해 영세 노동자의 급여를 미리 지급해주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핀테크 기업 엠마우스의 ‘페이워치’다.
페이워치의 이용 방식은 간단하다. 앱을 통해 근로계약을 맺고, 출퇴근 시간을 근로자·사용자가 쌍방 인증하면 근로시간과 임금이 자동 계산된다. 영세기업 근로자나 아르바이트생도 대기업 직원처럼 직원별 근로 상황이 기록된다.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활용해 출퇴근 기록을 저장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출근 인증 방식도 QR코드, 바코드, 비밀번호, 지문인식 등으로 다양하다. 위치정보를 통해 외근 시 근로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이렇게 기록된 근로시간을 기반으로 엠마우스는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급여를 ‘가불’해준다. 월급날이 되지 않더라도 급전이 필요하면 미리 일한 만큼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수수료는 근로자 기준 1회당 500원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 역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통한 공공부문 혁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소셜임팩트 콘퍼런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블록체인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레이튼의 메인넷은 지난 6월 가동됐다. 올해 안으로 클레이튼 기반의 30여 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등장할 전망이다.
○잠자는 외화, 현금처럼 쓴다
워낙 소액이라 환전에 어려움을 겪는 외화를 현금처럼 이용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고국을 방문할 일이 잦은 외국인 근로자나 잔돈 하나가 아까운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우디의 ‘버디코인’은 가정에 쌓아놓은 잔돈을 전용 키오스크와 앱을 이용해 현금성 재화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다. 대상은 국내 돈이든 해외 돈이든 가리지 않는다. 잔돈을 키오스크에 투입하고 QR코드를 발급받은 뒤 이를 앱으로 촬영하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버디코인으로 적립된 포인트는 각종 페이나 모바일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현재 CGV, 페이코와 협약이 체결돼 있다. 우디는 향후 보험, 여행, 금융 상품 구매나 각종 기부활동에도 버디코인을 쓸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투자 지식이 전무한 이들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딥러닝 기반 투자자문사 콰라소프트의 ‘왓이즈펀드’다. 콰라소프트의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 왓이즈펀드는 월 약 10만원을 내면 은행 VIP 고객처럼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콰라소프트는 과거 30년간의 금융·경제 지표를 스스로 학습해 현재의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가장 유사한 과거를 찾아내는 딥러닝 알고리즘 ‘마켓드리머’를 개발한 기업이다.
콰라소프트 관계자는 “투자 자문은 고액 자산가만 받을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