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한 남성이 제9호 태풍 '레끼마'가 몰고 온 세찬 비바람에 뒤집어진 우산을 붙잡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한 남성이 제9호 태풍 '레끼마'가 몰고 온 세찬 비바람에 뒤집어진 우산을 붙잡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몸을 불리며 천천히 북상중인 제10호 태풍 '크로사(Krosa)'가 일본을 관통해 동해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의 12일 오전 4시30분 발표에 따르면, 크로사는 이날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090km 부근 해상을 지났다. 97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32m/s, 강풍반경 400km, 강도 ‘중’의 중형 태풍이다.

'크로사'는 점차 일본 방향으로 이동해 14일 오후 3시께 가고시마 남동쪽 약 260㎞ 해상을 지나 일본을 관통한 뒤 동해로 빠져 16일 오후 3시께 독도 동북동쪽 약 290㎞ 해상에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크로사는 15일 오전 3시 일본 가고시마 동쪽 약 110km 부근 해상을 지나 북북서진해 16일 오전 3시 독도 동쪽 약 130km 부근 해상을 향한다. 일본을 관통하긴 하나 육상하는 시간이 짧다. 세력도 강도 ‘중’ 수준을 유지해 울릉도·독도 지역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초 기상청의 예상보단 방향을 동쪽으로 튼다. 이에 따라 크로사는 한반도를 향하지 않고 17일 오전 3시 독도 북동쪽 약 820km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했다. 이 지역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일본 삿포로 사이 해상쪽이다.
"광복절에 일본에 간다" 태풍 '크로사' 일본 관통…울릉도·독도 16일 영향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크로사'는 15일께 일본 규슈 인근을 지나 15일 밤이나 16일께 동해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동해안은 14∼15일 태풍 가장자리에서 부는 동풍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윤 통보관은 "울릉도와 독도는 15일 밤이나 16일께 태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 정도, 일본 규슈 부근에서 형태 변화 등에 따라 태풍 강도와 진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반도가 이 태풍 진로의 서쪽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돈다. 태풍을 진행하게 하는 흐름(지향류)이 이 반시계방향 회전에 힘을 보태 태풍의 동쪽에 놓이는 지역은 '위험 반원'으로 분류된다.

반면 반시계방향 회전과 지향류가 부딪히는 태풍의 서쪽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광복절에 일본에 가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네티즌은 태풍 10호 크로사 진행 예상 경로와 함께 "때마침 8월15일 광복절에 일본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1948년 8월 15일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이다"라고 최근 경제보복을 감행한 일본과의 관계를 태풍과 빗대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