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아파트·과열 청약 우려…정비사업 숨고르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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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가격불안 진원지만 정밀 타깃(target)"
정비사업지들, 분양가 상한제 피할 방법 강구할 듯
무주택 유지 수요 증가→전세가 상승 가능성 있어
정비사업지들, 분양가 상한제 피할 방법 강구할 듯
무주택 유지 수요 증가→전세가 상승 가능성 있어

특히 지정 필수조건을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하는 날이 속하는 달의 바로 전달부터 소급해 3개월간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해야 한다는 요건을 '투기과열지구'로 변경하는 방안이 적용됐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시점을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에서 ‘최초 입주자모집승인 신청한 단지’로 규제수위를 높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정부는 2007년 9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전국에 동시 적용했던 과거와 달리,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 한정하는 방안을 선택했다"며 "가격불안 진원지만을 정밀 타깃(target)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민간 분양가상한제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우려할 점이 있다"며 "인근 지역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는 로또 청약이라는 부작용을, 인기지역에서는 쏠림과 과열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때문에 단기 불법전매 등 최초 수분양자에게 과도한 시세차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전매규제, 실거주 여부에 대한 꾸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중의 풍부한 부동자금을 고려할 때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파괴력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분양가 상한제 강화가 정비사업 위축이 주택 공급량 장기 감소로 이어진다면, 준공 5년차 안팎의 새 아파트들에 대한 선호현상이 지속될 수 있어서다.

정비사업지들은 지난 6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기준 변경에 따라 분양가 규제를 피하려 후분양을 고민해 왔다. 이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이 관리처분계획인가에서 입주자모집승인일로 바뀌며 고분양가 단속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후분양을 고민하던 래미안 라클래시(상아2차),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 둔촌주공 등 일부 재건축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을 서둘 수 있다. HUG의 분양가 통제를 받더라도 분양가상한제 적용보다 수익성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 후 분양 카드를 검토할 수도 있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주택을 공급하면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뒤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HUG의 분양보증 심사와 분양가 상한제 영향도 받지 않게 된다. 힐스테이트 세운과 서울 용산 유엔사 부지, 브라이튼 여의도 등이 이 방법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1 대 1 재건축과 임대 후 분양카드를 검토하겠지만, 장래 주택시장의 시계를 정확히 예측·담보하기 어렵다는 면에서 신규 진입 수요는 사업성이 탄탄한 지역으로만 제한된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향후 집값에 대해서는 국지적인 전세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규제지역의 분양물량은 대게 무주택 세대주에게 청약우선권을 주기 때문이다. 무주택자격을 유지하며 임차시장에 머무는 분양 대기 수요가 많아질수록 아파트 입주량이 적은 지역은 전세가격이 상승한다는 전망이다. 다주택자보다는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노부모 부양 등 특별공급 대상자나, 청약가점이 높은 무주택 세대 위주로 분양시장을 노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