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 세력과 반군이 4년 넘게 내전 중인 예멘에서 친정부 세력 진영간 내분이 일어났다. 분열된 친정부 세력은 각각 인근 열강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받고 있어 향후 중동 정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흐메드 알마이사리 예멘 내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예멘 정부는 이번 패배를 인정한다”며 “그러나 이번이 마지막 전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친정부 세력 중 예멘 정부군과 남부 분리독립군간 군사충돌을 두고 한 얘기다. 알마이사리 내무장관은 “UAE의 승리에 축하를 전한다”며 남부 분리독립군 배후에 UAE가 있다고 주장했다.

예멘 정부군과 남부 분리독립군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예멘 남부 항구도시 아덴에서 교전을 벌였다. 2014년 9월 예멘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점령한 이래 예멘 내각은 아덴을 임시 수도격으로 쓰고 있다.

남부 분리독립군은 아덴에 있는 예멘 대통령궁을 한때 점령하기도 했다. 11일 유엔에 따르면 이번 교전으로 최소 40명이 사망했고 260여명이 다쳤다.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약 4년간 정부군과 함께 후티 반군과 싸워왔으나 이달 초 입장을 바꿨다. 예멘 내전이 끝난 뒤 예멘 정부 방향에 대해 시각차가 커서다. 정부군은 후티 반군을 몰아내고 중앙정부 통일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내전 후 아덴을 중심으로 남부 예멘 자치 정부를 설립하는게 목표다. 1990년 남북 예멘 통일 이래 북부 예멘이 기득권을 장악하고 남부는 소외됐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예멘 내전은 각 세력을 주변 열강들이 지원하고 있어 이번 충돌이 향후 중동 정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UAE가, 예멘 정부군은 사우디가 지원한다. 후티 반군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이 예멘 내전을 중동 패권 경쟁 [대리전] 중 하나로 보는 이유다. UAE는 이란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달부터 예멘에서 군대를 줄이며 사우디와 공조를 줄이고 있다.

예멘 정부는 남부 분리독립군과의 충돌을 놓고 사우디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하는 분위기다. 알마이사리 외무장관은 “같은 편이 자행한 이번 정부군 [학살]을 놓고 사우디가 며칠째 조용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