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안전장치' 놓고 EU-英 팽팽한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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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과 정상회담 앞둔 아일랜드 "'백스톱' 재협상 대상 아냐"
보리스 존슨 총리 취임 이후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EU와 영국의 기 싸움이 한창이다.
존슨 총리가 지난달 취임 직후 EU 측에 탈퇴 협의안 수정을 요구하고 EU 측이 이를 거부하는 등 충돌이 표면화한 상황에서, 핵심 쟁점인 이른바 '백스톱'(안전장치)을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백스톱이란 EU와 영국이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포함된 것으로 양측이 미래관계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측의 합의가 불발되면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에서는 통관 및 이민 수속 절차가 엄격해지는 이른바 '하드 보더'(Hard Border)가 실행된다.
이는 양측에 혼란과 충격을 줄 것이 뻔하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EU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당분간 영국을 EU 관세동맹 안에 두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오는 10월 31일까지 EU 탈퇴를 고수하는 존슨 총리 측은 백스톱 규정의 폐기를 선호한다.
영국이 관세동맹에 남으면 브렉시트 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유다.
반면, 아일랜드와 EU는 백스톱을 포함한 EU 탈퇴 협정은 재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내달 초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열릴 예정인 리오 버라드커 총리와 존슨 총리의 회동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양국 총리의 이번 만남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만나 교착상태인 브렉시트 해법을 논의하자는 버라드커 총리의 제안을 존슨 총리가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하지만, 아일랜드 정부는 이번 만남에서 백스톱 재협상 문제는 의제가 아니라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고 일간 가디언이 11일 보도했다.
아일랜드 정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양측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탈퇴 협정이나 백스톱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EU 역시 아일랜드의 편에 서서 백스톱 폐지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브렉시트 시한인 10월 31일까지 EU와 새로운 탈퇴 협정 타결을 원한다고 천명한 영국 측은 EU의 비타협적인 태도가 '노딜 브렉시트'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하면서 EU를 압박하고 있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수석 보좌관 데이비드 프로스트는 2주 전 브뤼셀 방문 당시 백스톱 폐지가 브렉시트 재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조만간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재방문해 영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할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EU 역시 브렉시트 협정 수정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대립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의 한 관리는 미국 CNN방송에 "(영국이 2017년 3월 29일)리스본 조약 50조에 의거해 EU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한 이래 우리는 '노딜 브렉시트'도 하나의 가능성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 왔다.
우리가 영국보다는 '노딜 브렉시트'를 더 오래 대비해 왔다"고 말해, '노딜'을 앞세운 존슨 총리의 재협상 전략이 EU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정부연구소(IFG)의 조지나 라이트 연구원도 "노딜 위협은 EU에서 통하지 않는다"며 "위협이 아니라, 믿을 만한 대안만이 EU가 마음을 바꾸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또한 존슨 총리의 막무가내식 태도는 그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EU 내부에서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내달 초 휴가철 종료 후 개원하는 유럽의회가 기존의 브렉시트 탈퇴 협정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은 노딜 브렉시트가 EU에도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EU가 크게 동요하지 않는 이유로, EU 내부에 퍼져 있는 영국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를 꼽았다.
영국이 기존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할 경우 브렉시트 철회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 EU 관계자들의 생각인데, 이런 마당에 영국이 아일랜드를 압박해 백스톱 안을 폐지하려 하는 데에 화가 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존슨 총리와 그가 이끄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협상 교착의 책임을 EU에 전가하는 데 대해서도 EU는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EU의 한 관계자는 "존슨 총리는 '비난 게임'을 확대하려 하지만, 말려들지 않고 평정을 유지한다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총리 취임 이후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EU와 영국의 기 싸움이 한창이다.
존슨 총리가 지난달 취임 직후 EU 측에 탈퇴 협의안 수정을 요구하고 EU 측이 이를 거부하는 등 충돌이 표면화한 상황에서, 핵심 쟁점인 이른바 '백스톱'(안전장치)을 놓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백스톱이란 EU와 영국이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포함된 것으로 양측이 미래관계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측의 합의가 불발되면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에서는 통관 및 이민 수속 절차가 엄격해지는 이른바 '하드 보더'(Hard Border)가 실행된다.
이는 양측에 혼란과 충격을 줄 것이 뻔하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와 EU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당분간 영국을 EU 관세동맹 안에 두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오는 10월 31일까지 EU 탈퇴를 고수하는 존슨 총리 측은 백스톱 규정의 폐기를 선호한다.
영국이 관세동맹에 남으면 브렉시트 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유다.
반면, 아일랜드와 EU는 백스톱을 포함한 EU 탈퇴 협정은 재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내달 초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열릴 예정인 리오 버라드커 총리와 존슨 총리의 회동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양국 총리의 이번 만남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만나 교착상태인 브렉시트 해법을 논의하자는 버라드커 총리의 제안을 존슨 총리가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하지만, 아일랜드 정부는 이번 만남에서 백스톱 재협상 문제는 의제가 아니라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고 일간 가디언이 11일 보도했다.
아일랜드 정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양측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탈퇴 협정이나 백스톱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EU 역시 아일랜드의 편에 서서 백스톱 폐지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브렉시트 시한인 10월 31일까지 EU와 새로운 탈퇴 협정 타결을 원한다고 천명한 영국 측은 EU의 비타협적인 태도가 '노딜 브렉시트'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하면서 EU를 압박하고 있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수석 보좌관 데이비드 프로스트는 2주 전 브뤼셀 방문 당시 백스톱 폐지가 브렉시트 재협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조만간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재방문해 영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할 예정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EU 역시 브렉시트 협정 수정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대립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의 한 관리는 미국 CNN방송에 "(영국이 2017년 3월 29일)리스본 조약 50조에 의거해 EU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한 이래 우리는 '노딜 브렉시트'도 하나의 가능성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 왔다.
우리가 영국보다는 '노딜 브렉시트'를 더 오래 대비해 왔다"고 말해, '노딜'을 앞세운 존슨 총리의 재협상 전략이 EU에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정부연구소(IFG)의 조지나 라이트 연구원도 "노딜 위협은 EU에서 통하지 않는다"며 "위협이 아니라, 믿을 만한 대안만이 EU가 마음을 바꾸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또한 존슨 총리의 막무가내식 태도는 그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EU 내부에서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내달 초 휴가철 종료 후 개원하는 유럽의회가 기존의 브렉시트 탈퇴 협정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CNN은 노딜 브렉시트가 EU에도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EU가 크게 동요하지 않는 이유로, EU 내부에 퍼져 있는 영국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를 꼽았다.
영국이 기존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할 경우 브렉시트 철회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 EU 관계자들의 생각인데, 이런 마당에 영국이 아일랜드를 압박해 백스톱 안을 폐지하려 하는 데에 화가 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존슨 총리와 그가 이끄는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협상 교착의 책임을 EU에 전가하는 데 대해서도 EU는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EU의 한 관계자는 "존슨 총리는 '비난 게임'을 확대하려 하지만, 말려들지 않고 평정을 유지한다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