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너진 원인 규명 안돼"
사직2구역 조합에 따르면 지난 11일 사직동 311의 48 건물 천장(사진)이 무너졌다. 1층 규모의 한옥집이다. 서까래와 지붕에 얹어져 있던 흙더미가 집안 내부로 쏟아져 내리는 등 내부가 붕괴 잔해물로 뒤덮였다. 건물 노후화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다. 집주인 김모씨는 당시 외출 중이어서 피해를 면했다.
조합 측은 이번 사고 원인을 재개발에 협조적이지 않은 서울시로 돌렸다. 조합 관계자는 “건물을 새로 짓지도 못하고 개·보수도 못하는 정비구역 내에서 사람들은 건물이 노후화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가 재개발 사업을 방해해 사직2구역 내 건물들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아직 건물이 무너진 원인에 대해 정확히 규명된 것이 없기 때문에 입장 표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사직2구역 조합 간 악연은 2017년 시작됐다. 서울시는 당시 구역 내 보존이 필요한 역사문화재가 있다는 이유로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친 사직2구역을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했다. 올해 4월 대법원에서 ‘역사·문화적 가치 보전이라는 사유는 재개발 추진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판결해 직권해제가 무효가 됐으나, 양측의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