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불패' 셀트리온, 신약개발사 첫발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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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신약 램시마SC 유럽허가 뒤엔
'퍼스트무버 3인' 있었네
권기성 연구개발본부장
이상준 임상개발본부장
박재휘 허가담당장
'퍼스트무버 3인' 있었네
권기성 연구개발본부장
이상준 임상개발본부장
박재휘 허가담당장
셀트리온이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말 ‘램시마SC’의 유럽 허가를 앞두고 있어서다. 램시마SC가 승인받으면 셀트리온이 처음으로 내놓는 신약이 된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전문이던 셀트리온이 신약개발회사로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3총사부터 램시마SC가 탄생하기까지 셀트리온의 연구개발, 임상, 허가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연 퍼스트무버(시장 개척자)들을 만났다.
2006년 셀트리온에 합류한 권기성 연구개발본부장(상무)은 램시마부터 셀트리온 파이프라인의 개발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램시마SC 개발에 들어간 것은 2015년이다. 램시마SC는 정맥주사 형태의 램시마를 피하주사로 바꾼 제품이다. 인플릭시맵 성분의 SC 제품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것을 간파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추진했다. 링거로 맞던 약물을 환자 스스로 자가주사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게 대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2시간 동안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를 2분 만에 몸속에 주입해 똑같은 효능과 안전성을 지니게 하려면 신약 수준의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권 상무는 “존슨앤드존슨이 실패한 것을 우리가 할 수 있을지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며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램시마를 농축한 고농도 제형을 개발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스터디를 하면서 난관을 극복했고 특허도 냈다”며 “그 결과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의 중간 단계인 라인익스텐션, 미국에서는 신약으로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보다 진일보한 신약이지만 램시마SC는 임상 2상을 건너뛰고 임상 1상과 3상만 수행했다. 그 결과 개발비와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글로벌 규제기관을 설득한 결과다. 셀트리온의 임상 설계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상준 임상개발본부장(수석부사장)은 “램시마SC의 임상 분석에서 단 한 건의 지적도 받지 않았고 임상 기간은 경쟁사와 비교해 3분의 1 정도로 줄였다”며 “셀트리온의 효율적인 임상 수행 능력은 세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허가를 받으면서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박재휘 허가담당장(부장)은 “램시마가 세계에서 전례가 없던 제품이다 보니 규제기관과 오랜 시간 논의가 필요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질문을 예상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는데 2500장이 나왔을 정도로 힘들고 고된 작업이었다”고 했다. 그는 “제약바이오회사들이 임상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가 경험 부족에서 오는 정밀도의 차이에 있다”며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3개의 바이오시밀러의 허가를 받으면서 임상 및 허가와 관련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글로벌 빅파마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는 바이오시밀러가 여러 가지 사업 중 하나지만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하나만 보고 사명감을 가지고 매달린다”며 “집중력이 지금의 셀트리온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실패한 파이프라인이 한 개도 없다. 앞으로도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세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오시밀러는 노하우만 있으면 성공 가능성이 90%입니다. 지금 셀트리온의 기술로는 모든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할 수 있습니다. 안 할 뿐이죠. 앞으로는 바이오시밀러가 아니라 휴미라 고농도 제형, 램시마SC처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으로 승부할 겁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2006년 셀트리온에 합류한 권기성 연구개발본부장(상무)은 램시마부터 셀트리온 파이프라인의 개발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램시마SC 개발에 들어간 것은 2015년이다. 램시마SC는 정맥주사 형태의 램시마를 피하주사로 바꾼 제품이다. 인플릭시맵 성분의 SC 제품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것을 간파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추진했다. 링거로 맞던 약물을 환자 스스로 자가주사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게 대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2시간 동안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를 2분 만에 몸속에 주입해 똑같은 효능과 안전성을 지니게 하려면 신약 수준의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권 상무는 “존슨앤드존슨이 실패한 것을 우리가 할 수 있을지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며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램시마를 농축한 고농도 제형을 개발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스터디를 하면서 난관을 극복했고 특허도 냈다”며 “그 결과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의 중간 단계인 라인익스텐션, 미국에서는 신약으로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보다 진일보한 신약이지만 램시마SC는 임상 2상을 건너뛰고 임상 1상과 3상만 수행했다. 그 결과 개발비와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글로벌 규제기관을 설득한 결과다. 셀트리온의 임상 설계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상준 임상개발본부장(수석부사장)은 “램시마SC의 임상 분석에서 단 한 건의 지적도 받지 않았고 임상 기간은 경쟁사와 비교해 3분의 1 정도로 줄였다”며 “셀트리온의 효율적인 임상 수행 능력은 세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허가를 받으면서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박재휘 허가담당장(부장)은 “램시마가 세계에서 전례가 없던 제품이다 보니 규제기관과 오랜 시간 논의가 필요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질문을 예상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는데 2500장이 나왔을 정도로 힘들고 고된 작업이었다”고 했다. 그는 “제약바이오회사들이 임상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가 경험 부족에서 오는 정밀도의 차이에 있다”며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3개의 바이오시밀러의 허가를 받으면서 임상 및 허가와 관련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했고 글로벌 빅파마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는 바이오시밀러가 여러 가지 사업 중 하나지만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하나만 보고 사명감을 가지고 매달린다”며 “집중력이 지금의 셀트리온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실패한 파이프라인이 한 개도 없다. 앞으로도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세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오시밀러는 노하우만 있으면 성공 가능성이 90%입니다. 지금 셀트리온의 기술로는 모든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할 수 있습니다. 안 할 뿐이죠. 앞으로는 바이오시밀러가 아니라 휴미라 고농도 제형, 램시마SC처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으로 승부할 겁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