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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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부동산 등에 투자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인컴펀드에는 1조4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시중금리가 연 1%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연 5~8%가량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의 자금이 계속 몰리다 보니 주요 운용사도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1조4000억원 뭉칫돈 몰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9일까지 인컴펀드 102개에 1조4404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0개 유형의 테마펀드 가운데 퇴직연금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가치주펀드에서 6841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배당주펀드(2188억원), 삼성그룹펀드(1618억원) 등에서는 썰물처럼 자금이 빠져나갔다.
인컴펀드는 채권 및 고배당주, 부동산 등에 투자해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꾸준히 쌓아가는 펀드다. 목표 수익률은 주식형펀드에 비해 낮다. 하지만 변동성이 작아 최근 증시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된 최근 3개월간 인컴펀드로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리며 불안한 증시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악재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주저앉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자금이 인컴펀드로 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들어 102개 인컴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90%다. 가치주펀드(연초 이후 수익률 -5.82%), 배당주펀드(-1.73%), 국내주식 상장지수펀드(ETF, -7.73%) 등과 비교해 크게 높다. 지난 5월 이후 이달 9일까지 코스피지수가 12.06%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 변동성은 높아졌지만 인컴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0.78%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투자 기간을 넓히면 안정성은 더욱 돋보인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방어하며 1년간 평균 3.0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17.85%의 손실을 봤다.

인컴펀드 중에서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연초 이후 수익률 13.93%)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피델리티월지급식글로벌배당인컴(12.69%),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12.65%), 블랙록다이나믹하이인컴(11.43%) 등도 시장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보다 안전한 채권형에 관심

인컴펀드 중에서도 안전한 채권형 선호가 두드러졌다. 변동성에 방어력이 있는 데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올 들어 수탁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5개 인컴펀드 중 4개가 채권형이었다.

글로벌 채권에 투자하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이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올해만 1조208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글로벌 채권 운용사 핌코가 관리하는 펀드다. 배당주 등에 투자하지 않고 다양한 해외 채권에만 투자해 연 5~7% 정도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 김종옥 하나UBS자산운용 본부장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증시의 급락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델리티글로벌멀티에셋인컴(876억원),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40(133억원), 신한BNPP달러화단기인컴(119억원) 등에도 자금이 몰렸다.

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신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인프라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인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을 선보였다. 리츠, 배당주 등에 투자해 발생하는 수익을 꾸준히 쌓아가는 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세계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한국투자티로우프라이스글로벌본드(채권-재간접형)’ 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미국 대형 운용사인 티로우프라이스의 ‘다이버시파이드인컴채권’ 펀드에 재간접 투자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