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투자자도' 잠 못 이루게 만든 홍콩 시위…韓 증시 악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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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장기화에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전문가 "홍콩H지수 ELS 손실 가능성은 낮아"
전문가 "홍콩H지수 ELS 손실 가능성은 낮아"
홍콩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H지수(HSCEI)도 하락하고 있다. 2016년 홍콩H지수의 폭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는 물론, 증권사들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손실가능구간(녹인 배리어)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H지수는 전날 4.10포인트(0.04%) 상승한 9997.94에 장을 마쳤다. 연고점인 1만1881.68(4월17일)보다는 18.8% 급락했고, 시위가 본격화된 6월 이후로는 3.89% 하락했다.
홍콩 시위가 지정학적 위험요인(리스크)로 부각됐고, 이 영향에 홍콩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시위는 더 이상 홍콩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사태가 악화되면 미중 무역협상은 물론 아시아 전체 경제에 커다란 하강 압력으로 작용하고, 아시아 통화의 환율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홍콩 시위를 '테러'로 규정하며 무력 진압의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미국은 무력 진압에 부정적이기 때문에 양국의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 또 홍콩이 아시아 금융시장의 거점 성격을 가지고 있어, 홍콩달러 가치가 급락하면 아시아 통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투자자들과 발행 증권사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2015년 5월 1만4800선을 넘겼던 홍콩H지수는 2016년 2월 7500선까지 급락해 관련 ELS 투자자들의 손실을 불러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발행된 ELS 규모는 51조2045억원이다. 이 중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규모는 39조890억원으로 전체의 76.3%에 달한다. 기초자산별로 봤을 때 유로스탁스(EUROSTOXX)50 지수 다음으로 발행금액이 많다.
8월 기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ELS 금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KB증권으로 2369억원에 달했다. 메리츠종금증권(1905억원), 삼성증권(1597억원), 미래에셋대우(1488억원), NH투자증권(1370억원), 한국투자증권(1316억원), 하나금융투자(1182억원), 한화투자증권(1094억원) 등도 발행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전문가들은 2015년과 같은 대규모 손실 사태가 재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있다. 기초자산 쏠림 현상도 줄어들었고 무엇보다 현재 발행된 ELS는 손실구간 진입까지 여유가 있어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2015년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로 하나의 지수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하는 쏠림현상이 많이 줄었다"며 "게다가 올해 발행된 ELS의 경우 H지수가 7000~8000포인트 이하로 빠지지 않는 한 투자자, 증권사 모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