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서 환자 대상 임상시험

국제적으로 상용화된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사실상 불치병으로 알려진 에볼라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에볼라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치료제 4종 중 2종이 사망률을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볼라 치료·예방 길 열리나…"치료제 2종 사망률 크게 낮춰"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는 지난해 11월부터 콩고민주공화국 환자들에게 에볼라 치료제 4종을 투약해 효과를 분석하는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후원했다.

치료제 4종은 지맵(ZMapp)과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 'REGN-EB3', 'mAb114'였다.

그 가운데 지맵과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의 사망률은 각각 49%, 53%였다.

'REGN-EB3'(29%)와 'mAb114'(34%)를 투여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이보다 낮았다고 가디언이 앤서니 포시 NIAID 국장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감염 초기로 혈액 내 바이러스 수치가 낮은 상태에서 'REGN-EB3'와 'mAb114'를 맞은 환자들의 생존율은 각각 94%, 89%에 달했다고 NIAID는 밝혔다.

이들 치료제 2종은 항체를 이용해 에볼라 바이러스를 공격,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무력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해당 항체들은 지난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1천8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들로부터 추출됐다.

앤서니 포시 NIAID 국장은 "과학적으로 믿을만한 연구를 바탕으로 에볼라 환자들의 사망률을 현저하게 감소시킨 최초의 약들"이라며 에볼라 바이러스와 싸움에 있어서 좋은 뉴스라고 강조했다.

에볼라 치료·예방 길 열리나…"치료제 2종 사망률 크게 낮춰"
에볼라는 감염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 등을 피부 상처 또는 점막을 통해 직접 접촉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또 감염된 동물과 접촉해도 감염될 수 있다.

고열, 전신 쇠약감, 근육통 외 오심, 구토, 설사 등 증상을 동반한다.

국제적으로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어 지금까지 사실상 불치병이었다.

몇 년 전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기니 등 대규모 에볼라 감염 사태를 겪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지맵'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효능이 명확하게 증명된 것은 아니었다.

WHO 에볼라 치료 모임의 공동 대표인 제러미 패러 박사는 "장기간의 에볼라 발병은 지역 사회에 끔찍한 피해를 준다.

이번 연구 결과가 에볼라를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볼라를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바꾸는 데 점점 가까워질 수 있다"면서 "에볼라를 결코 없앨 수는 없겠지만 전국적이고 지역적인 전염병이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