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거액의 미국 농산물 구매를 직접 요구했다고 13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미·일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에 대한 (미국 농산물) 수출이 미·중 무역마찰로 감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보충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의 회담에서 대두와 밀 등 구체적 품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정부는 대(對)일 무역적자의 감축을 목표로 진행하는 미·일 무역 협상의 틀과는 별도로 농산물 구입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조만간 본격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체적인 대책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 식량 지원의 틀을 활용해 수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는 방안 등이 일본 정부 내에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미국 측은 이번 요구가 미·일 무역 협상과는 별개라고 하지만 이를 무역 협상의 ‘흥정’ 재료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일 양국은 이달 중 각료급 무역 협의를 진행한다. 미국은 일본에 농산물 분야에서 최대한 양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 이상의 관세 혜택을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