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공간 확보 위한 전략…서류상 탈당일 16일 이후 본격 추진
정동영 "초선의원 조종해" vs 박지원 "리더십 부재 실토"…기싸움 계속
대안정치, 국회 비교섭단체 등록 추진…사무처 "규정없다" 난색
민주평화당을 탈당한 의원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가 국회 비교섭단체 등록을 추진한다.

공식적으로 정당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마치 하나의 정당처럼 국회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국회사무처는 '국회법에 비교섭단체 등록 규정은 없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안정치가 규정에도 없는 비교섭단체 등록을 추진하는 배경은 국회 내 회의실 등 공간 확보다.

정기국회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기회를 노려보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바른미래당 당적으로 대안정치에서 활동 중인 장정숙 의원을 제외한 대안정치에 소속된 의원 9명은 서류상 탈당일인 16일이 지나면 무소속이 된다.

의원 3명 이상이 소속된 정당에는 국회 내 사무실이 배정되지만, 대안정치는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안정치는 의원 20명 이상이 모여 교섭단체 구성 신고를 할 때처럼 정관과 의원 날인, 당적 변경 신고서 등을 갖춰 국회사무처에 비교섭단체 등록을 시도할 방침이다.

대안정치 유성엽 대표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된다는 규정도 없지만 안된다는 근거도 없다"며 "국회 용어집은 비교섭단체를 '19석 이하의 정당 또는 무소속 의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선례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국회법에 비교섭단체 등록 규정이 없다"며 "대안정치는 정당이 아니라 무소속 의원들의 모임이어서 사무실을 쓰려면 창당하거나 평화당과 협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평화당의 경우 대안정치 의원들의 탈당으로 당적 기준 4석 정당으로 쪼그라들지만, '3인 이상' 기준에는 부합해 현 국회 내 사무공간을 그대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안정치가 집단탈당을 한 마당에 양측이 기존 공간을 공유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정동영 대표는 통화에서 대안정치와의 공간 공유 가능성에 대해 "내부에서 이야기를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대안정치, 국회 비교섭단체 등록 추진…사무처 "규정없다" 난색
한편 평화당과 대안정치 간 신경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정동영 대표는 통화에서 "박지원 의원이 탈당하지 않겠다는 초선 의원들을 조종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박 의원은 평화당이 '1인 정당'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 거짓말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정치의 박지원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대표가 저 하나 못 당하고, 의원 16명 중 11명이 함께하게 하는 조종 능력을 가졌다면 내가 대단한 것"이라며 "스스로 정동영 자신의 리더십이 그렇게 없다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