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WTO가 중국 등 개발도상국을 일방적으로 편들면서 미국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우리가 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WTO를) 떠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이 수년간 우리를 망쳐놓고 있으며 그것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WTO 개혁이 안되면 탈퇴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해왔다. 그는 지난해 8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들(WTO)이 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나는 WTO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작년 7월에도 “미국이 WTO로부터 수년간 매우 나쁘게 대우받아 큰 불이익을 받아 왔다”며 “(WTO는)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WTO는 1994년 미국이 주도해 만든 국제기구로 자유무역질서의 핵심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WTO 체제’에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엔 “한국 등 부자나라들이 WTO에서 개도국 혜택을 못받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하기도 했다. 또 “WTO는 선진국과 개도국간 구식 양분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부 회원국이 불공정한 이득을 얻고 있다”며 중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