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만든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14일 자신의 SNS에 "최근 들어 청와대와 민주당 사람들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은 튼튼하다'는 말을 무슨 주문처럼 외우더니, 이젠 대통령까지 나서 펀더멘탈을 기초체력으로 번역해가며 우리 경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라는 글을 적었다.

이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을 지적한 것으로, 문 대통령은 경제위기론에 대해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 그리고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했다.

유 의원은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근거로 들어 문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1997년 IMF위기 이후만 보더라도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1%p씩 잠재성장률은 추락해왔다. 마치 한국경제의 어두운 미래를 카운트다운 하듯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5→4→3→2 이렇게 추락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대로 가면 1%대, 0%대의 잠재성장률에 곧 진입하게 되고 머지않아 마이너스로 추락할 거라는 게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라며 "즉,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 기초체력은 매우 허약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유 의원은 '1997년 외환위기 전후 한국의 신용등급'이라는 제목의 기획재정부 자료를 제시하면서 "신용평가로 돈을 버는 회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IMF 위기를 경고하지 않았다. 그들에겐 조기경보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신용평가 회사들)은 우리 경제의 지난 실적을 갖고 신용평가라는 걸 할 뿐이지, 우리 경제 앞에 놓인 위험은 보지 못한다"며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가짜뉴스로 배척할 게 아니라, 위기의 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막아야 할 자리다.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허세를 부릴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초체력을 더 키울지 해법을 제시해야 할 자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대통령은 이 경고와 제안을 가짜뉴스라고 하지 않길 바란다"라며 "'기초체력이 튼튼하다,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허풍과 착시야말로 국민을 위험으로 내모는 진짜 가짜뉴스"라고 했다.

다음은 유승민 의원 게시글 전문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 대통령이 만든 가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했다.

최근 들어 부쩍 청와대와 민주당 사람들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은 튼튼하다”는 말을 무슨 주문처럼 외우더니,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펀더멘탈‘을 ‘기초체력’으로 번역해가며 우리 경제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경제의 펀더멘탈, 즉 기초체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경쟁력, 즉 실력이다.

뿌리를 땅에 단단히 내린 나무처럼 어지간히 모진 풍파가 몰아쳐도 쓰러지지 않고 견디는 힘이다.

미-중 간의 환율전쟁과 관세전쟁, 중국의 사드보복, 일본의 경제보복,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같은 외풍이 불어닥쳐도 견딜 수 있는 우리 경제의 실력이 바로 펀더멘탈인 것이다.

펀더멘탈, 기초체력이 강한 경제, 이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그런 경제라야만 국민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제의 펀더멘탈, 기초체력은 무엇으로 측정할 수 있는가?

가장 정확한 척도는 잠재성장률이다.

성장잠재력이라고 해도 좋다.

노동과 자본, 그리고 기술과 제도의 혁신이 만드는 생산성을 합친 것이 잠재성장률이니까 경제의 기초체력을 재는 데 이만큼 적합한 척도도 없다.

그런데 이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1997년 IMF위기 이후만 보더라도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1%p씩 잠재성장률은 추락해왔다.

마치 한국경제의 어두운 미래를 카운트다운 하듯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5→4→3→2... 이렇게 추락해왔다.

이대로 가면 1%대, 0%대의 잠재성장률에 곧 진입하게 되고 머지않아 마이너스로 추락할 거라는 게 대다수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즉,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 기초체력은 매우 허약해진 것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진실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이러한데, 대통령은 누구로부터 무슨 보고를 받았길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큰 소리를 치는가?

22년 전 1997년 가을, IMF위기가 닥치기 직전에 당시 경제부총리는 “펀더멘탈은 튼튼하다”고 말했다.

그 직후 불어닥친 IMF위기는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는 경제를 아는 사람, 경제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

그저 내년 예산을 몇십조 원 더 쓸까만 궁리하는, 영혼도, 지혜도, 경험도 없는 근시들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있다.

나라의 불행이고, 한국경제의 불행이다.

대통령이 Moody‘s, Fitch가 발표한 신용등급을 근거로 “기초체력은 튼튼하다”고 말했다는 뉴스를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1997년 IMF로부터 치욕적인 구제금융을 받기 바로 직전까지 Moody’s, Fitch, S&P가 우리 경제에 어떤 신용등급을 매겼는지 그 기록을 찾아보라.

( * 밑의 사진 참조)

신용평가로 돈을 버는 이 회사들 중 어느 누구도 IMF위기를 경고하지 않았다.

그들에겐 조기경보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 경제의 지난 실적을 갖고 신용평가라는 걸 할 뿐이지, 우리 경제 앞에 놓인 위험은 보지 못한다.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가짜뉴스로 배척할 게 아니라, 위기의 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막아야 할 자리다.

대통령은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허세를 부릴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초체력을 더 키울지 해법을 제시해야 할 자리다.

그 해법은 기업과 산업이며, 결국은 사람의 경쟁력이다.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애써 만들려는 이유도 그것이 기초체력을 키우는 최고의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금만 펑펑 쓴다고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지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광복 74주년을 하루 앞두고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가 되었는가?

경제와 안보는 나라의 기둥인데, 보수와 진보 누가 정권을 잡든 5년마다 1%p씩 기초체력을 까먹는 이 기막힌 현실을 직시하고, 이 늪에서 한국경제를 건져내는 방법을 찾아 나서자.

대통령은 이 경고와 제안을 가짜뉴스라고 하지 않길 바란다.

“기초체력이 튼튼하다, 평화경제로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는다,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허풍과 착시야말로 국민을 위험으로 내모는 진짜 가짜뉴스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