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경장벽 얘기하며 또 방위비 분담금 압박
美 국무차관 “미사일 아시아 배치, 동맹국과 협의해 결정”…“北 미사일은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한국을 향해 “한국의 접경지를 지켜주면서도 우리 국경은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모나카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단지에서 ‘미국의 에너지 지배와 제조업 부흥’에 대해 연설하다가 갑자기 “솔직히 우리에게 최악인 나라들은 바로 동맹국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장벽 설치 문제를 언급하며 “지난 수년 동안 다른 나라를 재건해 주다가 마침내 미국을 다시 일으키게 됐다”며 한·미 방위미 분담금 인상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또 “이젠 아니다. 벽을 쌓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미·멕시코 국경에) 400~500마일의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최근 노골적으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동맹국 안보 지원 부담 축소 등을 강조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윗에 소개하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터무니없고 돈이 많이 든다”고 언급, 한·미 동맹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안드레이 톰슨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이날 뉴질랜드에서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해 우려하고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고 재강조했다. 또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후 아시아 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것은 그 나라들의 정부 지도자들이 내릴 주권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톰슨 차관은 “우리는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북한을 계속 비판하겠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파트너 및 동맹국들과 협력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미·북 실무협상 재개 시기에 대해선 “나에겐 날짜가 없으며 내가 터뜨릴 뉴스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또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비핵화 약속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러시아 미국 대사로 하마평에 오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 대해선 “비건 대표와 그의 뒤에 있는 전문가들을 크게 믿고 신뢰한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