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네이버·카카오, 이젠 테이블 위 스마트오더 전쟁
네이버, 카카오, NHN 등 간편결제 업체 간 전장이 온라인 쇼핑몰, 배달앱(응용프로그램) 등에서 카페와 식당의 테이블로 확대되고 있다. 이용자가 테이블에 앉아 직원을 거치지 않고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 서비스 시장으로 확전하고 있다.

지난달 선공에 나선 NHN

NHN이 선공에 나섰다. NHN은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에 모바일 무인주문결제 기능인 ‘페이코 오더’를 지난달 공식 추가했다. 페이코 오더는 스마트폰에서 주문과 결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식당이나 카페에서 주문하기 위해 매장 카운터에서 대기할 필요 없이 테이블에서 비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페이코 앱을 이용해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다.

직원을 찾거나 카운터에 갈 필요가 없어 그만큼 편리하다. 키오스크(무인 주문·결제기)에서 줄 서지 않아도 된다.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관련(결제 단말기) 비용과 인건비를 줄이고 주문 착오를 막을 수 있다. 간편결제 업체들은 자사의 간편결제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NHN은 우선 페이코 오더를 디저트카페 설빙, 커피 전문점 전광수커피, 커피집단 등 전국 300여 개 프랜차이즈에 적용했다. 지난 12일부터 롯데월드 입장권을 매표소에서 줄 서지 않고 구입할 수 있게 페이코 오더의 사용처를 확대했다. 스마트폰으로 미리 주문하고 매장에서 포장 제품을 받아갈 수 있는 ‘픽업 오더’와 주문부터 배달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하는 ‘배달 오더’ 등으로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카카오, 연내 공식 진출

네이버도 관련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비슷한 간편결제 서비스인 ‘테이블 오더’(가칭)를 준비 중이다. 네이버 본사 부근(경기 성남시 정자동) 30여 곳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네이버는 테이블 오더를 위해 오프라인 결제망을 자체적으로 처음 구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를 활용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관련 기능을 올해 안에 추가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챗봇(대화로봇)을 활용한다. 소비자가 카카오톡에서 특정 카페, 식당과 친구를 맺고 챗봇에 문의하거나 주문·예약·예매 등을 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지난 2월부터 카페를 운영하는 중소사업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챗봇 주문 시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챗봇 주문 재이용률이 최대 60%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이 같은 ‘오프라인 비대면 주문 및 결제’ 기능은 중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메뉴판과 주문받는 종업원이 없는 식당이 중국에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의 필수 결제수단으로 자리잡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가 중국 곳곳에 관련 서비스를 보급하면서다.

국내 간편결제 업체의 ‘중국 따라하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핀테크(금융기술) 혁신을 주도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잇따라 벤치마킹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가 내놓은 단기 투자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투자’는 알리페이의 ‘위어바오’ 서비스, 텐센트의 ‘링첸퉁’과 비슷하다. 금융사업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테크핀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 네이버도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