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하루 앞두고 제헌헌법 전문 배경으로 대국민담화
"文대통령, 대한민국 잘못된 길로 끌고가…이념·경제 중 어느쪽 선택할 것인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제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대전환을 촉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황 대표의 이 같은 요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외교·안보 파탄에 이르렀고, 이를 바로잡는 유일한 방법은 국정 대전환이라는 게 황 대표의 상황인식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날 대국민 담화는 현 상황에 대한 황 대표 나름의 진단과 처방을 한데 모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의 연중 메시지 중 가장 무게감이 크다고 할 수 있는 광복절 경축사를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국정 대전환을 향한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을 불과 8개월 앞둔 상황에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한일 경제전쟁으로 문 대통령의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 시선이 집중되는 만큼 광복절 의제를 선점함으로써 여론을 환기하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대국민 담화는 국회 본관 로텐더홀 벽면에 걸린 대형 '대한민국 제헌헌법 전문' 동판을 배경으로 진행됐다.

담화문 발표를 위한 연단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왼편에 마련됐다.

황 대표는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를 주제로 한 담화에서 문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날 선 비판에 집중했다.

"5년 단임 정권이 영속해야 할 대한민국의 체제를 바꾸려 하다가 국가적 대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대한민국을 잘못된 길로 끌고 가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국정 대전환 압박수위 끌어올린 黃…"잘못된 고집 꺾으십시오"
그러면서 황 대표는 '헌법정신의 복원'을 전제로 한 국정 대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헌법정신을 되찾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이라며 "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헌법정신에 따른 자유, 민주, 공정이고 목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의 완숙한 성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전환 5대 실천 목표'로 ▲ 잘사는 나라 ▲ 모두가 행복한 나라 ▲ 미래를 준비하는 나라 ▲ 화합과 통합의 나라 ▲ 한반도 평화의 새 시대 등을 제시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에게 "과거에 머무를 것인가, 미래로 함께 나아갈 것인가.

이념이냐, 경제냐,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라고 물은 뒤 "내일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부터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의 국정 대전환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대통령님 정신 차려 주십시오. 이제라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돌아와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잘못된 고집을 그만 꺾으십시오"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국정 대전환 압박수위 끌어올린 黃…"잘못된 고집 꺾으십시오"
황 대표는 '화합과 통합의 나라'를 주장하면서 사전에 배포된 연설문 원고에는 없었던 보수 통합을 언급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힘든 일이지만 새로운 정치를 위해 정치의 길에 들어선 저로서는 화합과 통합 문제에 앞장서겠다"며 "자유 우파의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며 꼭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의 혁신과 정치 개혁 등에 관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황 대표는 보수 통합과 당의 혁신방안을 놓고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자세히 말씀드리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황 대표는 담화문 발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통합과 당 혁신 방향에 대한 질문에 "헌법 가치에 동의하는 자유 우파는 모두 합쳐야 하며, 이것이 제가 꿈꾸는 대통합"이라며 "한국당의 문호는 항상 열려 있고 여러분들이 들어오고 계신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준비하는 당 혁신과 정치개혁 방안이 있으니 조만간 내부 절차를 거쳐 발표하겠다"며 "혁신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당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을 교체하는 주요 당직 인사를 단행하면서 "새로운 모멘텀과 변화를 만들 필요가 있어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