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짜리 'CAR-T 치료제' 韓 출시 당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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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서 사회보험 혜택 주기로
국내 환자들도 "우리도 서둘러야"
국내 환자들도 "우리도 서둘러야"
미국과 일본 정부가 수억원에 달하는 CAR-T 치료제에 사회보험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국내에도 이 치료제를 도입해 달라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AR-T 치료제는 ‘면역계 소총부대’로 불리는 T세포가 암세포를 찾아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바꾼 뒤 넣어주는 환자 맞춤형 약이다.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국산화를 위한 개발에 나서고 있다.
CAR-T 치료제 보험 혜택 늘리는 美·日
미국 사회보험시스템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CAR-T 치료제에 보험 혜택을 주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메디케어는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건강보험 시스템이다. 비호지킨림프종 등 혈액암 환자가 CAR-T 치료제로 치료받으면 메디케어를 통해 전체 비용의 65% 정도를 지원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7년 8월 세계 처음으로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허가한 지 2년 만이다. 미국에서는 이 약과 길리어드의 예스카타 등 두 개의 CAR-T 치료제가 유통되고 있다. 미국 내 킴리아 약값은 47만5000달러(약 5억7600만원), 예스카타는 37만3000달러(약 4억5200만원)에 달한다.
지난 5월 일본 후생노동성도 3350만엔(약 3억8100만원)인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환자 부담은 41만엔(약 470만원) 정도다.
CAR-T 치료제 비용이 비싼 것은 환자 맞춤형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위해 환자 혈액을 뽑아 T세포만 배양한 뒤 유전자를 바꾼다. 이후 환자의 몸속에 넣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임상시험에서는 암이 재발했거나 기존 화학항암제가 듣지 않는 3~25세 백혈병 환자 83%에게 효과가 있었다.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0%에 육박했다. 살아있는 세포가 암을 공격하는 데다 효과가 좋아 ‘살아있는 항암제’ ‘꿈의 항암제’ 등으로 불린다.
부작용도 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 때문에 사망자가 나왔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초기 CAR-T 치료제 개발단계에서 사이토카인 폭풍(면역력이 과도하게 증가해 대규모 염증 반응이 생기는 증상) 문제가 있었지만 치료 경험이 쌓이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신경독성 문제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국내 환자들 “치료제 도입 서둘러달라”
CAR-T 치료제를 국내에 도입해 달라는 환자들의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승인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에는 1만4000여 명이 동의했다. 암 환자 카페 등에는 치료제 사용 시기를 앞당기도록 정부에 요구하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환자 요구가 큰 데 반해 아직 이들 제품이 국내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개발업체들이 수익성 낮은 한국 시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킴리아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면서 한국 도입을 위한 첫 제도적 절차를 밟았다”며 “허가와 함께 환자 처방과 치료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노바티스는 미국은 물론 해외 환자를 위한 치료제도 미국 내 연구소에서 제작한다. 환자로부터 추출한 세포를 액화질소로 얼린 뒤 연구소로 이송해 유전자 편집·배양한 뒤 다시 얼려 전달하는 방식이다. 제품 국산화에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국내에서는 큐로셀, 유틸렉스, GC녹십자셀, 툴젠 등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큐로셀과 유틸렉스는 혈액암, GC녹십자셀과 툴젠은 고형암 치료제 개발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CAR-T 치료제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알려진 질환군이 혈액암이기 때문에 이 질환에 집중하는 업체가 많다”며 “제품 활용과 연구가 늘면서 점점 적응증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CAR-T 치료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환자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암세포에 반응하는 수용체 유전자를 T세포에 주입하고 증식시켜 몸속에 넣어주는 치료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CAR-T 치료제 보험 혜택 늘리는 美·日
미국 사회보험시스템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CAR-T 치료제에 보험 혜택을 주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메디케어는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건강보험 시스템이다. 비호지킨림프종 등 혈액암 환자가 CAR-T 치료제로 치료받으면 메디케어를 통해 전체 비용의 65% 정도를 지원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7년 8월 세계 처음으로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허가한 지 2년 만이다. 미국에서는 이 약과 길리어드의 예스카타 등 두 개의 CAR-T 치료제가 유통되고 있다. 미국 내 킴리아 약값은 47만5000달러(약 5억7600만원), 예스카타는 37만3000달러(약 4억5200만원)에 달한다.
지난 5월 일본 후생노동성도 3350만엔(약 3억8100만원)인 노바티스의 킴리아를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환자 부담은 41만엔(약 470만원) 정도다.
CAR-T 치료제 비용이 비싼 것은 환자 맞춤형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치료를 위해 환자 혈액을 뽑아 T세포만 배양한 뒤 유전자를 바꾼다. 이후 환자의 몸속에 넣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임상시험에서는 암이 재발했거나 기존 화학항암제가 듣지 않는 3~25세 백혈병 환자 83%에게 효과가 있었다. 환자의 1년 생존율은 80%에 육박했다. 살아있는 세포가 암을 공격하는 데다 효과가 좋아 ‘살아있는 항암제’ ‘꿈의 항암제’ 등으로 불린다.
부작용도 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 때문에 사망자가 나왔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초기 CAR-T 치료제 개발단계에서 사이토카인 폭풍(면역력이 과도하게 증가해 대규모 염증 반응이 생기는 증상) 문제가 있었지만 치료 경험이 쌓이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신경독성 문제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국내 환자들 “치료제 도입 서둘러달라”
CAR-T 치료제를 국내에 도입해 달라는 환자들의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승인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에는 1만4000여 명이 동의했다. 암 환자 카페 등에는 치료제 사용 시기를 앞당기도록 정부에 요구하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환자 요구가 큰 데 반해 아직 이들 제품이 국내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개발업체들이 수익성 낮은 한국 시장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킴리아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하면서 한국 도입을 위한 첫 제도적 절차를 밟았다”며 “허가와 함께 환자 처방과 치료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노바티스는 미국은 물론 해외 환자를 위한 치료제도 미국 내 연구소에서 제작한다. 환자로부터 추출한 세포를 액화질소로 얼린 뒤 연구소로 이송해 유전자 편집·배양한 뒤 다시 얼려 전달하는 방식이다. 제품 국산화에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이다. 국내에서는 큐로셀, 유틸렉스, GC녹십자셀, 툴젠 등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큐로셀과 유틸렉스는 혈액암, GC녹십자셀과 툴젠은 고형암 치료제 개발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CAR-T 치료제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알려진 질환군이 혈액암이기 때문에 이 질환에 집중하는 업체가 많다”며 “제품 활용과 연구가 늘면서 점점 적응증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CAR-T 치료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환자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암세포에 반응하는 수용체 유전자를 T세포에 주입하고 증식시켜 몸속에 넣어주는 치료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