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서 21일까지 이어져
훙커우 공원 의거 재조명
‘워치’는 윤봉길 의사(1908~1932)가 독립의 큰 뜻을 품고 상하이로 떠나는 모습부터 훙커우 공원(현 루쉰 공원)에서 의거를 치르는 순간까지 다룬다. 다음달 10~15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 무대에 오른다.
윤 의사는 1932년 일왕의 생일날, 훙커우 공원에서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일본군 대장 등을 즉사시켰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했다. 미래를 예견하는 초능력자 박태성이 윤봉길의 제자 박승구의 동생으로 나온다. 봉길과 태성은 백범 김구 선생이 이끄는 ‘한인애국단’에 함께 들어간다. 하지만 태성은 초능력으로 훙커우 거사가 실패하는 모습을 보게 되며 불안감에 휩싸인다. 태성은 봉길마저 자신의 형처럼 독립운동으로 세상을 떠날까 두려워 봉길에게 상하이를 떠나자고 한다. 그러나 봉길은 끝까지 부딪혀 싸우려 한다. 작품은 이를 통해 독립투사들이 느꼈을 두려움, 그럼에도 끝까지 나아가려 했던 강력한 의지를 담아낸다.
연출은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미인’ 등을 만든 정태영 감독이 맡았다. 윤봉길 역은 조성윤, 박태성 역은 정원영이 연기한다. 작품을 기획·제작한 충남문화재단 관계자는 “무겁게만 느껴지는 역사를 관객들이 쉽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돕고, 독립운동의 뜻을 깊이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오동 전투 이후의 삶 그려
다음달 20~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극장 앞 독립군’은 1920년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의 삶을 그린다. 이 작품은 전투 그 자체보다는 그 이후 홍 장군의 쓸쓸한 노년의 삶에 초점을 둔다. 극은 홍 장군이 나이가 들어 고려극장 문지기로 일하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극장 작가에게 들려주고, 그 이야기는 고려극장의 폐관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본을 쓴 고연옥 작가는 “멋진 영웅의 면모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모습이 지금의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무용단 등 산하 9개 서울시예술단과 함께 제작하는 무대다. 연출은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이 맡는다. 홍 장군 역엔 강신구 배우가 캐스팅됐다.
안창호 선생의 고뇌 담아내
‘대한의 이름으로’는 안창호 선생의 후손 영식이 과거로 돌아가 선생을 만나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이 작품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안 선생이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독립에 대한 꿈을 가지고 서울로 상경한 청년의 모습, 어떻게 독립할 것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뇌하는 독립운동가로서의 모습 등을 그린다.
‘신민회’에 대한 이야기도 집중적으로 다룬다. 안 선생은 1907년 귀국해 이갑 양기탁 신채호 등과 함께 비밀결사인 ‘신민회’를 결성했다. 작품은 이를 통해 독립운동에 참여했으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독립 운동가도 등장시킨다. 조선총독부가 신민회를 탄압하기 위해 조작한 ‘105인 사건’도 그린다. 공연집단 바람길이 기획하고 연출은 한주은 감독이 맡는다. 배우 권희안, 안성우가 안 선생을 연기한다. 오는 11월 2~10일 서울 정동 세실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