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승리-양현석
빅뱅 승리-양현석
해외에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에 대해 경찰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양 전 대표를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7일 '양 전 대표가 원정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전달받고 내사에 들어갔었다.

경찰은 양 전 대표와 승리가 이른바 '환치기' 수법으로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추가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내용과 횟수, 액수 등은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환치기는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의 계좌를 만든 뒤 한 국가의 계좌에 돈을 넣고 다른 국가에 개설한 계좌에서 그 나라의 화폐로 돈을 지급받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이다.

외환 당국의 감시를 피해 국내 자금을 해외로 밀반출할 수 있어 돈세탁이나 해외 원정도박 등에 주로 악용된다.

경찰은 "아직까지는 상습도박 혐의만 적용해 입건했다"며 "외국환관리법 위반 여부는 조금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양 전 대표의 성 접대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서울 한 고급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들을 상대로 유흥업소 여성들을 불러 성 접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양 전 대표를 포함해 유흥업소 관계자 등 4명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어 같은 달 말에는 양 전 대표와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금융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성접대에 이어 상습도박 혐의까지 드러나면서 양 전 대표의 피의자 신분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은 성매매알선 의혹과 관련해서는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들의 사생활을 관리하고 모범이 돼야 할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연거푸 불미스러운 불법행위에 연루된 데 대해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소속사 내 아티스트 관련해 대형사건이 터지면 ‘침묵’과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해명의 타이밍을 놓치고, 논란을 키운 뒤 해당 아티스트를 퇴출하는 패턴이 계속돼 온 YG엔터테인먼트.

‘꼬리자르기’ 혹은 ‘안일한 대처’로 사건을 막기 급급해 온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명운을 걸고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겠다고 천명한 경찰이 국민들의 의혹을 해결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