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10년물 금리 10여년만에 '역전'…30년물 금리 역대 최저치
'中관세 일부 연기' 효과 하루만에 끝…뉴욕증시 급락세


미국 경제의 침체를 예고하는 '경고음'이 울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對中) 관세압박' 수위를 한 단계 낮추면서 조성된 훈풍은 하루 만에 사그라든 모양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의 시선은 '채권'에 맞춰졌다.

주식과 달리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채권 투자자들은 경기 흐름에 가장 민감한 전문가 집단으로 꼽힌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1.623%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미국채 금리(1.634%)를 밑돌았다.

장기채는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만큼 단기채보다 제시하는 수익률(금리)이 높은 게 통상적이다.

이런 원칙에 역행하는 것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채권금리는 가격과는 반대로 움직인다.

경기 비관론 속에 장기물에 투자자금이 쏠리면서 채권값이 치솟았다는 뜻이다.

초장기물인 30년물 채권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2.018%까지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선 붕괴도 임박한 분위기다.

특히 '벤치마크'인 10년물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의 금리 격차는 가장 주목하는 지표다.

올해 초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이날 시장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2년-10년물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6월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다, 1년여 이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년-10년물 금리역전은 지난 1978년 이후로 모두 5차례 발생했고, 모두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침체 시기는 6~18개월 범위에서 제각각이었다고 CNBC 방송은 설명했다.

저명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일간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채권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면서 "물론 채권투자자들의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분명 시장을 휩쓸고 있는 비관론의 물결이 있다"고 주목했다.
美채권시장 '경기침체 노란불' 켰다…다우 장중 600P '미끄럼'
침체 시기의 변수로는 미·중 무역전쟁의 추이, 그리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은 모두 3차례(9월·10월·12월) 남았다.

최소 2차례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당장 다음 달 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81.2%에 달한다.

나머지 18.8%는 0.50%포인트의 '빅컷'을 예상하고 있다.
美채권시장 '경기침체 노란불' 켰다…다우 장중 600P '미끄럼'
미·중 무역전쟁의 우려가 다소 완화하면서 반짝 반등했던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주저앉았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560.82포인트(2.13%) 급락한 25,719.09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620포인트 이상 밀리기도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62.28포인트(2.13%) 내린 2,864.0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9.48포인트(2.36%) 하락한 7,826.88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전날 미 무역대표부(USTR)가 특정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늦추겠다고 전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일제히 1%대 오름세를 나타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