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걸려 쌀 배합비 최적화
닭고기 육수로 국물 '담백'
최적의 쌀 배합비…두 번 쪄서 더 쫄깃
농심쌀국수의 가장 큰 특징은 부드러우면서도 탱탱한 쌀면이다. 농심은 일반 건면과 다른 쌀면으로 건면 트렌드를 이끌기 위해 ‘쌀로 만든 면’ 개발에 공을 들였다.
쌀의 배합비를 최적화하는데 약 1년이 걸렸다. 쌀을 활용한 면을 만들 때 잘못된 배합비를 활용하면 떡처럼 뭉치거나 무르게 된다. 적당한 강도의 쌀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쌀의 함유량이 중요하다. 농심은 부드러우면서 탄력있는 쌀면을 만들기 위해 ‘스팀공법’을 개발했다. 높은 압력과 온도로 밥을 짓는 데서 착안해 밥을 짓는 방식으로 면발을 만드는 기술이다. 쌀가루 등 원재료 상태에서 한 번, 면대를 만든 뒤 또 한 번 더 고온 스팀을 넣어 부드러우면서도 탱탱한 면발을 완성했다.
농심 면 개발팀의 황준호 과장은 “기존 쌀면은 쌀 특유의 성질 때문에 뚝뚝 끊기거나 금방 딱딱하게 굳어지곤 했다”며 “쌀가루를 고온고압에서 익히면 안쪽까지 열이 공급돼 부드럽고 쫄깃한 면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 베이스 국물로 차별화
농심 쌀국수는 국물에 닭고기 베이스를 쓴 것도 특징이다. 닭은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담백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육류다. 닭고기 맛을 활용해 소고기 육수 위주의 국내 라면 제품과 차별화했다.
농심은 국내산 닭고기를 끓여 만든 스프에 후추와 마늘을 넣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더했다. 쌀면과 어울리는 시원한 국물을 내는데 집중했다. 또 면과 스프가 따로 노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찹쌀과 녹두가루를 넣었다. 국물이 면에 잘 배어 있어 면을 넘길 때 닭고기 베이스의 개운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식욕을 돋울 수 있게 시각적인 즐거움도 살렸다. 건더기로 파, 홍고추, 계란 지단 등을 넣었다. 닭 육수와의 조화를 위해 닭고기를 찢어 올린 듯한 모양의 건더기도 추가했다.
농심 스프개발팀의 서영주 과장은 “삼계탕을 할 때 밥을 닭 속에 넣어 함께 끓이는 것처럼 닭과 쌀은 함께 즐기기 좋은 음식”이라며 “농심쌀국수도 쌀과 닭의 음식 궁합을 염두에 두고 생산한 제품이어서 익숙한 맛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컵면과 사발면의 장점을 동시에
농심은 ‘가볍게 즐기는 한 끼 식사’를 콘셉트로 쌀국수 용기를 새로 개발했다. 새로운 용기의 명칭은 가볍게 들 수 있는 머그(mug)컵에서 뜻을 가져온 ‘M컵’으로 정했다. 한 손에 잡고 먹기 좋아서 야외 나들이를 갈 때,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때도 딱 알맞은 사이즈다.
특히 기존 컵면에 비해 용기 입구가 넓고 높이는 사발면 용기만큼 낮아 안정감을 더했다. 들고 다니기 편리한 휴대성과 손에 쥐었을 때의 푸짐함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농심쌀국수의 열량은 255㎉로 부담이 없다. 칼로리는 낮지만 쌀면이라 먹으면 속이 든든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밀가루면보다 소화가 더 쉬워 바쁜 아침과 출출할 때 먹는 야식으로도 좋다.
농심 측은 “간단한 식사 혹은 간식을 의미하는 스낵킹(snaking)이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며 “농심쌀국수는 뜨거운 물을 붓고 5분이면 완성해 먹을 수 있어 1인 가구와 혼밥족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42년 전인 1977년 ‘길면’으로 건면 시장을 개척했다. 2007년 12월에는 녹산공단 부지에 최첨단 공장을 세웠다. 유탕면 시장을 이을 차세대 제품으로 건면 제품을 고른 것. 기존에 없던 형태의 상품들도 출시했다.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등이다.
올해 상반기에 내놓은 신라면건면은 지난달 말까지 누적판매량 3200만 개를 넘어섰다. 튀기지 않은 건면 특유의 담백한 맛에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살린 국물이 인기를 끌었다.
농심은 추가적인 제품 개발로 건면 시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건면 10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만한 건강하고 유익한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한국적인 맛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건면 제품을 출시해 건면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