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에 "만나서 홍콩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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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해결 강조하며 회동 제안
中 "홍콩사태는 내정" 사실상 거부
中 "홍콩사태는 내정" 사실상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얼굴)이 14일(현지시간) 홍콩 사태의 인도적 해결을 강조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1 대 1 회동’ 의사를 타진했다. 홍콩 사태의 해결과 미·중 무역협상의 연계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시 주석이 홍콩 문제를 빨리, 인도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올렸다. 미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시 주석에게 개인적 만남을 제안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중국은 물론 (무역)협상을 타결짓고 싶어 한다”며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다루도록 하자”고 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원한다면 홍콩을 무력으로 진압하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트윗으로 아예 시 주석에게 홍콩 시위대를 직접 만나보라고 제안했다.
이날 발언은 중국이 홍콩 인근 선전에 대규모 무장 경찰과 군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유혈 진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홍콩 문제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홍콩 사태 개입 나선 트럼프…'인도적 해결-무역협상' 묶어 中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홍콩 시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중국과 홍콩 사이의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홍콩 사태의 ‘인도적 해결’을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1 대 1 만남을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홍콩 문제를 미·중 무역협상과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신들이 취할 조치를 매우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톈안먼 광장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에서 그와 같은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것을 이번 홍콩 시위에서 되풀이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도 이날 중국 정부와 홍콩 시위대에 폭력 자제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폭력을 자제하고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 홍콩 시민의 자유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존중하는 해결책을 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홍콩 사태와 관련해 시 주석과 회동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안에 대해 “홍콩 사태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다”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전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다. 그들은 조언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다”며 “미국은 말한 대로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홍콩 시위대가 공항 점거 시위에서 본토인 2명을 폭행한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이틀째 맹비난을 퍼부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사설에서 시위대가 취재 중이던 환구시보 기자를 폭행한 것을 “흑색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어 송환법에 반대한다는 것은 구실일 뿐이라며 “시위대의 진짜 목적은 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혀 ‘색깔 혁명’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색깔 혁명은 조지아의 장미 혁명,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 등 2000년대 초반 옛 소련 국가와 발칸반도 등지에서 일어난 정권교체 혁명을 말한다.
관영 신화통신도 “홍콩에서 테러리즘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언론이 홍콩 시위 사태에 테러라는 용어까지 쓰면서 비난 수위를 높이는 것은 무력 개입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 의사를 밝히면서 단기간에 무력 개입을 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홍콩 빈과일보는 시 주석이 무력 개입 대신 준엄한 법 집행으로 이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시사평론가 린허리는 중국 본토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사태에 대한 시 주석의 최신 지시는 군대를 동원할 필요는 없으며 준엄한 법 집행으로 최대한 빨리 혼란을 평정하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시 주석의 지시가 이달 초 개막한 베이다이허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했다. 베이다이허회의는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자리다. 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베이다이허회의에서 무력 개입이 결정돼 인민해방군이나 무장 경찰이 시위 진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는 시 주석이 홍콩 문제를 빨리, 인도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올렸다. 미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시 주석에게 개인적 만남을 제안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중국은 물론 (무역)협상을 타결짓고 싶어 한다”며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다루도록 하자”고 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원한다면 홍콩을 무력으로 진압하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도 트윗으로 아예 시 주석에게 홍콩 시위대를 직접 만나보라고 제안했다.
이날 발언은 중국이 홍콩 인근 선전에 대규모 무장 경찰과 군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유혈 진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홍콩 문제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홍콩 사태 개입 나선 트럼프…'인도적 해결-무역협상' 묶어 中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홍콩 시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중국과 홍콩 사이의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폭력적인 진압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홍콩 사태의 ‘인도적 해결’을 강조한 것은 이 같은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1 대 1 만남을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개입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홍콩 문제를 미·중 무역협상과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신들이 취할 조치를 매우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톈안먼 광장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에서 그와 같은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것을 이번 홍콩 시위에서 되풀이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도 이날 중국 정부와 홍콩 시위대에 폭력 자제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폭력을 자제하고 평화적인 대화를 통해 홍콩 시민의 자유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존중하는 해결책을 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홍콩 사태와 관련해 시 주석과 회동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안에 대해 “홍콩 사태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한다”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전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다. 그들은 조언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다”며 “미국은 말한 대로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홍콩 시위대가 공항 점거 시위에서 본토인 2명을 폭행한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이틀째 맹비난을 퍼부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사설에서 시위대가 취재 중이던 환구시보 기자를 폭행한 것을 “흑색 테러”라고 규정했다. 이어 송환법에 반대한다는 것은 구실일 뿐이라며 “시위대의 진짜 목적은 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혀 ‘색깔 혁명’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색깔 혁명은 조지아의 장미 혁명,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 등 2000년대 초반 옛 소련 국가와 발칸반도 등지에서 일어난 정권교체 혁명을 말한다.
관영 신화통신도 “홍콩에서 테러리즘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와 언론이 홍콩 시위 사태에 테러라는 용어까지 쓰면서 비난 수위를 높이는 것은 무력 개입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 의사를 밝히면서 단기간에 무력 개입을 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홍콩 빈과일보는 시 주석이 무력 개입 대신 준엄한 법 집행으로 이를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시사평론가 린허리는 중국 본토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사태에 대한 시 주석의 최신 지시는 군대를 동원할 필요는 없으며 준엄한 법 집행으로 최대한 빨리 혼란을 평정하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시 주석의 지시가 이달 초 개막한 베이다이허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했다. 베이다이허회의는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자리다. 홍콩 시위 사태가 격화하면서 베이다이허회의에서 무력 개입이 결정돼 인민해방군이나 무장 경찰이 시위 진압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워싱턴=주용석/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