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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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에 몰린 항공사 주가가 줄줄이 경착륙했다. 일본여행 거부 운동 여파를 상쇄할 방편이던 중국 하늘길에서 신규 취항 항공편이 금지되면서 투자심리가 경색됐기 때문이다.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데다 여름 휴가와 추석 연휴가 낀 3분기에도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주요 항공사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16일 대한항공은 전날보다 50원(0.22%) 내린 2만2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만1700원(-5.24%)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3분기 들어서만 21.07% 떨어졌다. 이날 아시아나항공도 1%대 약세를 면치 못했다.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도 장중 한때 5%대 넘게 밀려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진에어티웨이항공은 4% 넘게 떨어졌다. 이달 초 기록한 연중 최저가 수준에서 멀리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에어부산도 1%대 하락해 장을 마무리지었다.

올 2분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영업적자 성적을 발표한 상태다.

성수기인 3분기에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로 관련 수요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중국 하늘길을 보충해 수요를 보완하려 했으나 중국이 자국으로 신규 취항하는 항공편 운항을 금지하면서 항공사들의 계획이 또 궤도를 이탈하게 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민항총국은 오는 10월 10일까지 신규·임시·부정기편의 운항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지난 13일 국내외 항공사에 알렸다.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 3월 한국과 중국 정부가 한·중 항공회담에서 합의한 인천~장자제 등 9개 노선 신설을 염두에 두고 다음달 신규 노선을 준비하고 있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점에 비춰 하반기에도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여객 수요 감소 뿐 아니라 수출 감소에 따른 항공 화물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격한 원화 약세로 인해 항공유가 하락 효과도 대부분 희석됐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인 최대 선호지역인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인해 추가적인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고, 일본 노선 대체를 위해 준비 중이던 중국 노선 신규 취항이 잠정 중단된 만큼 성수기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의 댕기열 확산 등으로 단거리 노선에 대한 추가 수요 둔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노선 수요 둔화는 동남아 노선 반사 수요로 이어졌는데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뎅기열이 확산되고 있다"며 "항공 수요가 보건 이슈에 민감한 만큼, 하반기 동남아 노선 수요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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