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혹은 검은색…아파트에 내걸린 태양광패널 색 다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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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효율 색 따라 다르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각광'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각광'
태양광 발전을 놓고 찬반 여론이 거세다. 일부는 친환경 에너지라며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장한다. 낮은 효율 때문에 대체에너지로서 함량 미달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태양광 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태양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성하는 방법은 태양광과 태양열 발전 두 가지다. 태양광은 말 그대로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다. 물질 표면에 일정 진동수 이상 빛을 비추면 물질 표면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광전효과’가 나타난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아 전기를 생산한다. 태양열은 집열판에서 모은 태양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발생시키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태양광에 비해 효율이 낮아 제한적으로만 쓰인다.
제조 방식 따라 패널 색깔 달라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의 기본단위는 ‘셀’이다. 셀을 여러 장으로 연결해 패널 형태로 제작한 것을 ‘모듈’이라고 한다. 모듈이 모여 구조물 형태를 이루면 ‘어레이’가 된다.
태양전지는 흡수층에 따라 크게 1세대인 결정질 태양전지와 2세대인 박막형 태양전지로 나뉜다. 결정질 태양전지는 다시 다결정, 단결정 태양전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박막형 태양전지도 무엇으로 제작했는지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실리콘, 카드뮴텔루라이드(CdTe), CIGS 등을 활용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태양전지는 결정질 태양전지다. 반도체 주성분인 실리콘 웨이퍼로 만든다. 공정 방식에 따라 다결정과 단결정으로 나눌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실리콘을 녹여 제작하는 다결정 태양전지의 특징은 푸른색이다. 공정이 간단하지만 평균 전환 효율이 18~19%에 불과하다. 태양빛이 머금고 있는 에너지의 80% 이상이 전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소실된다는 얘기다. 대체로 검은색으로 이뤄진 단결정 태양전지는 이보다 효율이 높고 표면도 상대적으로 균일하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고온에서도 잘 견디며 유연한 특성이 있다. 단결정 태양전지와 같은 검은색이다. 평균적으로 결정질 전지보다 효율은 높지만 가격이 비싸다. 얇은 막 형태를 띠기 때문에 물리적 충격에도 약하다.
최근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3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두 종류의 양이온과 한 종류의 음이온이 1 대 1 대 3의 비율로 규칙적인 결정을 이루는 물질이다. 전도성이 높고 빛을 잘 흡수한다. 액체 상태에서도 공정이 가능하다. 미국 독일 중국 스위스 등 각국에서 연구개발 중이다. 공정이 간단하고 원가가 저렴하다. 과학계에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점진적으로 결정질 전지와 박막 전지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연 3세대 전지가 효율 제일 높아
한국화학연구원은 최근 ‘마의 장벽’으로 여겨지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25%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라이벌인 중국과학원과의 격차를 1.5%포인트 이상 벌렸다는 설명이다.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지난 2일 태양전지 최고 효율 차트를 발표하면서 서장원 화학연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모운지 바웬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부문 세계 최고 광전변환효율을 갈아치웠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기록은 1분기(24.2%)보다 1%포인트 높은 25.2%였다. NREL은 매해 분기별로 태양전지 최고 효율을 기록한 연구기관을 지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로서 3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은 1세대 결정질 태양전지의 효율 한계인 26.7%대에 바짝 다가섰다.
전환 효율을 더 높이려면
기존의 태양전지는 재료나 공정을 바꾸더라도 30% 이상의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배경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및화학반응연구단의 박정영 부연구단장(KAIST 화학과 교수)과 이효철 부연구단장(KAIST 화학과 교수) 등은 13일 세계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핫전자’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핫전자는 빛에너지를 흡수했을 때 표면에 생성되는 고에너지 전자다. 1~3전자볼트(eV) 에너지를 가진다. 기존 태양전지와 달리 흡수한 에너지 대부분을 전기로 바꿀 수 있다. 문제는 핫전자가 1피코초(ps: 1조 분의 1) 만에 소멸한다는 데 있다. 확산거리 역시 수십 나노미터(㎚)에 불과하다. 에너지 손실은 적지만 포집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가진 물질에서 발생한 핫전자는 수명과 확산거리가 길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 나노구조체를 입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핫전자의 흐름이 크게 증폭된다. 일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최대 12배 좋아진다. 연구진은 “나노 구조체가 빛을 흡수할 때 전자들이 집단적으로 강하게 진동하는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 현상 때문에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펨토초 시분해 분광법’을 통해 핫전자 수명을 측정한 결과, 페로브스카이트와 결합한 핫전자는 62.38피코초까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 부연구단장은 “핫전자의 소멸 및 포집 시간을 조절해 초고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7월 26일자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태양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성하는 방법은 태양광과 태양열 발전 두 가지다. 태양광은 말 그대로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다. 물질 표면에 일정 진동수 이상 빛을 비추면 물질 표면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광전효과’가 나타난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아 전기를 생산한다. 태양열은 집열판에서 모은 태양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발생시키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태양광에 비해 효율이 낮아 제한적으로만 쓰인다.
제조 방식 따라 패널 색깔 달라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의 기본단위는 ‘셀’이다. 셀을 여러 장으로 연결해 패널 형태로 제작한 것을 ‘모듈’이라고 한다. 모듈이 모여 구조물 형태를 이루면 ‘어레이’가 된다.
태양전지는 흡수층에 따라 크게 1세대인 결정질 태양전지와 2세대인 박막형 태양전지로 나뉜다. 결정질 태양전지는 다시 다결정, 단결정 태양전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박막형 태양전지도 무엇으로 제작했는지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실리콘, 카드뮴텔루라이드(CdTe), CIGS 등을 활용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태양전지는 결정질 태양전지다. 반도체 주성분인 실리콘 웨이퍼로 만든다. 공정 방식에 따라 다결정과 단결정으로 나눌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실리콘을 녹여 제작하는 다결정 태양전지의 특징은 푸른색이다. 공정이 간단하지만 평균 전환 효율이 18~19%에 불과하다. 태양빛이 머금고 있는 에너지의 80% 이상이 전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소실된다는 얘기다. 대체로 검은색으로 이뤄진 단결정 태양전지는 이보다 효율이 높고 표면도 상대적으로 균일하다.
박막형 태양전지는 고온에서도 잘 견디며 유연한 특성이 있다. 단결정 태양전지와 같은 검은색이다. 평균적으로 결정질 전지보다 효율은 높지만 가격이 비싸다. 얇은 막 형태를 띠기 때문에 물리적 충격에도 약하다.
최근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3세대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두 종류의 양이온과 한 종류의 음이온이 1 대 1 대 3의 비율로 규칙적인 결정을 이루는 물질이다. 전도성이 높고 빛을 잘 흡수한다. 액체 상태에서도 공정이 가능하다. 미국 독일 중국 스위스 등 각국에서 연구개발 중이다. 공정이 간단하고 원가가 저렴하다. 과학계에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점진적으로 결정질 전지와 박막 전지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연 3세대 전지가 효율 제일 높아
한국화학연구원은 최근 ‘마의 장벽’으로 여겨지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25%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라이벌인 중국과학원과의 격차를 1.5%포인트 이상 벌렸다는 설명이다.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지난 2일 태양전지 최고 효율 차트를 발표하면서 서장원 화학연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모운지 바웬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부문 세계 최고 광전변환효율을 갈아치웠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기록은 1분기(24.2%)보다 1%포인트 높은 25.2%였다. NREL은 매해 분기별로 태양전지 최고 효율을 기록한 연구기관을 지정해 발표하고 있다.
이로서 3세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은 1세대 결정질 태양전지의 효율 한계인 26.7%대에 바짝 다가섰다.
전환 효율을 더 높이려면
기존의 태양전지는 재료나 공정을 바꾸더라도 30% 이상의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배경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및화학반응연구단의 박정영 부연구단장(KAIST 화학과 교수)과 이효철 부연구단장(KAIST 화학과 교수) 등은 13일 세계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핫전자’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핫전자는 빛에너지를 흡수했을 때 표면에 생성되는 고에너지 전자다. 1~3전자볼트(eV) 에너지를 가진다. 기존 태양전지와 달리 흡수한 에너지 대부분을 전기로 바꿀 수 있다. 문제는 핫전자가 1피코초(ps: 1조 분의 1) 만에 소멸한다는 데 있다. 확산거리 역시 수십 나노미터(㎚)에 불과하다. 에너지 손실은 적지만 포집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가진 물질에서 발생한 핫전자는 수명과 확산거리가 길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 나노구조체를 입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핫전자의 흐름이 크게 증폭된다. 일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최대 12배 좋아진다. 연구진은 “나노 구조체가 빛을 흡수할 때 전자들이 집단적으로 강하게 진동하는 ‘국소 표면 플라즈몬 공명’ 현상 때문에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펨토초 시분해 분광법’을 통해 핫전자 수명을 측정한 결과, 페로브스카이트와 결합한 핫전자는 62.38피코초까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 부연구단장은 “핫전자의 소멸 및 포집 시간을 조절해 초고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 7월 26일자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