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서 첫 리모델링 아파트가 등장했다.

16일 용산구는 이촌현대아파트(조감도)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고시했다. 8개 동(최고 15층) 653가구를 9개 동(최고 25층) 750가구로 리모델링하는 내용이다. 용산구에서 처음으로 나온 수평 증축 리모델링이다. 내년 공사를 시작해 2023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촌현대는 2006년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했다. 2017년 서울시 경관·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7월 초 서빙고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문턱을 넘으면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같은 달 이촌현대와 함께 도계위에 아파트지구 제척안을 올린 서초구 잠원한신로얄은 지난해 4월과 8월에 이어 세 번 연속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 단지는 2017년 건축심의를 통과했으나 도계위가 ‘반포지구단위계획(안)에 예정된 도로선을 확보하기 위해 단지 상가 건물을 이전하라’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심의가 지연되고 있다. 조합은 기존 2개 동(13층), 208가구를 수직 증축해 일반분양 물량 29가구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가 소유주들과 건물 이전 협의에 실패하면서 2년째 도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김정범 잠원한신로얄 리모델링 조합장은 “도계위에선 부결이 아닌 보류 판정을 계속 내고 있어 법적 대응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리모델링에 앞서 아파트지구 해제를 요구한 건 2017년부터다. 2016년 국토교통부의 유권 해석을 근거로 아파트지구 내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면 ‘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 변경(제척)’ 고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규제가 생기기 전에 리모델링을 추진한 서초구 쌍용예가클래식(2007년 준공), 용산구 월드메르디앙(2018년) 등은 아파트지구 제척 심의 없이 사업을 끝마쳤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