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표’ 자유한국당 혁신 방안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내 인적 쇄신을 촉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한국당에 따르면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최근 당 혁신 3대 비전과 7대 혁신과제 등이 담긴 보고서를 지도부에 보고했다.

보고서엔 당 운영의 민주성·투명성·소통역량 등을 높이고 미래·청년정당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대표(사진)는 지난 14일 “준비하고 있는 당 혁신과 정치 개혁을 위한 여러 방안이 있다”며 “조만간 정리하고 내부 절차를 거쳐서 자세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최근 지지율 하락과 당내 분란 등으로 침체돼 있는 분위기를 바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당대표 비서실장과 대변인단을 교체하는 등 인사를 마친 만큼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인적 쇄신 준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당 혁신을 위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건 크게 당직 인선과 공천 두 가지”라며 “최근 당직 인사가 분위기 전환의 일환이고 남은 건 공천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여(對輿) 투쟁에 집중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힘썼다면 총선 국면에선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한 물갈이 카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현역 물갈이와 혁신 인재 영입 투트랙으로 당이 변하지 않고서는 총선이 쉽지 않다는 걸 황 대표도 알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언급하진 않아도 공천 국면에서 물갈이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황 대표도) 명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등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지금 황교안 체제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총선 국면에서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인적 쇄신이 이뤄지기까지는 TK(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 당내 지도부 의원은 “당 상황이 좋으면 물갈이 폭이 커도 괜찮지만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현역들을 크게 바꾸는 것은 전략적으로 어려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오는 24일 대규모 장외집회 카드를 또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최근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반전’을 노리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도 장외집회 재개에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국면 때처럼 명시적인 주제도 없이 당원과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