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레지스트 만들고 실적 개선세
하지만 부정적 요인도 여전히 산재해 있다. 중국 경기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한국 증시에 부담 요인이다. 중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하는 데 그쳐 발표 전 시장의 예상치인 8.6%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광공업 생산도 4.8% 늘어나는 데 그쳐 예상치인 6%에 못 미쳤다. 17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증시에 새로운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으로 떠올랐다.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투입해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면 중국과 서방 전체의 대결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 자산운용사 노이버거버먼의 스티브 아이즈먼 펀드매니저는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블랙스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홍콩”이라며 “세계 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었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 사태를 예견한 인물이다. CNBC의 해설가 겸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도 “홍콩 시위가 미·중 무역전쟁보다 글로벌 시장에 더 심각한 이슈”라고 했다.
증시에 영향을 미칠 국내 변수로는 일본 수출규제에 맞서기 위한 정부의 정책 대응이 눈에 띈다. 정부가 1조7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시행한다는 소식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장비 업종 전반이 강세를 보였다. 신라젠의 임상 3상 실패 등으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코스닥 투자 수요가 이들 업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2분기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 마감 이후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투자 주의보’도 발령됐다.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반기보고서 제출 기한인 지난 14일 저녁까지 코스닥 상장사 22곳이 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비적정 검토의견(부적정·한정·의견거절)을 받았다. 이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미래SCI, 디에스티, 에이아이비트, 센트럴바이오 등 7곳은 새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신약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성분이 뒤바뀐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을 일으킨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검토의견 한정을 받아 관리종목 신세가 됐다.
기존 코스닥 관리종목 가운데 회계 관련 이슈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추가된 기업은 썬텍, 에이앤티앤, 라이트론, 에이씨티 등 15곳이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반기 검토의견 부적정·의견거절·한정은 관리종목 지정 사유로, 만일 다음 보고서 제출에서 해당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아직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들도 있어 비적정 의견을 받는 기업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코스닥시장은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바닥’은 비교적 단단하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지수는 560, 코스피지수는 1900 밑으로 내려오면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추천 종목으로는 경인양행을 제시한다. 실적 개선 추세가 뚜렷하다는 게 이유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경인양행의 영업이익률은 2분기 만에 상승세로 돌아왔다. 2018년 3분기 9.1%였던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9년 1분기에 1.6%까지 떨어졌다. 그랬다가 이번 분기에 8.3%로 상승하면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기대를 높인다. 경인양행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들어가는 정공수송층(HTL), 전자수송층(ETL), 기타 중간체 등을 개발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할 정도로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도 경인양행 생산 품목 가운데 하나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이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추정돼 대체가 쉽지 않다”며 “세정·식각에 사용되는 불산과 OLED에 사용되는 폴리이미드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 및 생산능력 확충으로 대체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인양행 목표가로는 1만1000원, 손절가로는 9000원을 제시한다.
신현식 프로필
- 現) 와우넷 파트너
- 前) P사, E사 투자 전문가
- 온라인 주식거래시스템 특허 보유(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