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에 中 무장경찰 투입설'·'시위대 프락치 투입설' 등 퍼져
"반중·친중파 진영 모두 가짜 뉴스 확산하고 있어" 지적
中 홍콩에 이미 개입했나…"정체불명 남성들 선전서 넘어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에 대한 중국의 무력개입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체불명의 남성들이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넘어오는 것이 목격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SCMP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深천<土+川>)에서 20대부터 40대에 이르는 남성들이 10∼20명씩 무리를 지어 홍콩으로 오고 있는 장면이 목격됐다.

선전은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 경찰이 대규모 시위 진압 훈련을 하는 모습이 공개돼 중국의 무력개입에 대한 우려가 처음으로 확산한 발원지이다.

더구나 선전에서 오는 남성들은 흰옷을 입고 같은 색의 손목 밴드를 차고 있어 '백색테러'와 관련된 사람들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달 21일 밤 위안랑 전철역에서는 흰옷을 입은 100여 명의 남성이 각목 등으로 송환법 반대 시위대와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최소 45명이 다쳤으며, 지난 5일 저녁에도 노스포인트 지역에서 흰옷 차림의 10여 명이 각목 등으로 시위대를 마구 구타했다.

온라인에서는 중국 푸젠(福建)성 사람들이 홍콩 거주 중국 본토인을 돕기 위해 홍콩으로 올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중국 무장 경찰이 이미 홍콩 폭동 진압 경찰에 투입돼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으며,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번호판을 단 차량이 시위 현장에서 목격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문의 상당 부분은 '가짜 뉴스'이며, 친중파와 반중파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이러한 가짜 뉴스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1일 시위대가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의 중국 국가 휘장을 훼손한 사건이 발생한 후에는 인민해방군이 중련판, 중국 외교부 사무소,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집무실, 입법회 건물 등에 배치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퍼진 이 소문에 대해 홍콩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중국이 보낸 '프락치'가 투입돼 일부러 과격 시위를 조장해 시위대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최근에는 반중국 성향 신문인 빈과일보 창립자 지미 라이와 야당 의원 클라우디아 모, 앨빈 융, 네이선 로 등이 중국의 무력개입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에 대해 지미 라이의 측근은 그가 홍콩에 있다고 밝혔으며, 클라우디아 모는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밝혔다.

앨빈 융은 미국 관료, 의원 등과 만나기 위해, 네이선 로는 미국 유학을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다.

사회과학자인 딕슨 싱은 "(친중파와 반중파) 두 진영 모두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분열된 두 진영에서 흘러나오는 가짜 뉴스는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