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 매입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자 그린란드가 즉각 “우리는 파는 것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덴마크에서도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아네 로네 바게르 그린란드 외교부 장관은 지난 16일 “미국과의 사업은 언제든 환영하지만 팔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쓰는 트위터를 통해 “그린란드는 광물과 깨끗한 물, 얼음과 어류, 재생에너지와 탐험 여행 등 귀중한 자원이 풍부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과 그린란드의 풍부한 자원 및 지정학적 중요성을 토의했고 백악관 법률 고문에게 그린란드 매입 검토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린란드는 북극해와 대서양에 접한 세계 최대 섬이다. 덴마크령이지만 국내 문제는 그린란드 자치정부가 결정한다.

덴마크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전 덴마크 총리는 “그건 완전히 철이 지난 만우절 장난이 틀림없다”고 트위터에 올렸고, 극우 성향인 덴마크 국민당의 쇠렌 에스페르센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 그가 드디어 미쳤다는 증거”라며 “덴마크가 자국민 5만 명을 미국에 팔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정말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덴마크를 공식 방문해 덴마크 및 그린란드 총리와 만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