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른 증권업 1등 경쟁…미래에셋 '글로벌' vs 한투 'IB'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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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서 답 찾은 미래에셋대우
IB로 1등 지키기 나선 한투
IB로 1등 지키기 나선 한투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독립형 전업증권사다. 시중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경’ 없이도 업계 최고 수준의 인재 확보와 영업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했다.
이런 공통점을 지닌 두 회사가 올 상반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려 이목을 끈다. 상반기 승자는 한투증권이었다. 한투증권은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의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세 개 분기 연속 미래에셋대우에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해외법인 등 ‘글로벌’을 화두로 내건 미래에셋대우에 추월을 허용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두 증권사의 ‘진검승부’가 어떤 결말을 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2분기 한층 치열해진 경쟁구도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40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이자 상반기 증권업계 최고 실적이다. 한투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을 자본 수익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로 연 환산하면 20.7%에 달한다.
순이익 2등은 미래에셋대우가 차지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상반기 순이익은 3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는 2017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으로 통합법인 출범 이후 사상 최대다.
상반기 전체로 놓고 보면 작년 하반기에 이어 한투증권의 ‘독주체제’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분기만 따로 떼어낼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2분기 미래에셋대우는 전분기였던 1분기 대비 30.4% 증가한 219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인 17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낸 것이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방대한 자기자본 대비 낮은 자본 수익성’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순이익을 연 환산한 ROE는 10.2%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반면 한투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분기보다 13.4% 줄어든 1894억원에 그쳤다. 분기 기준 순이익 1등도 세 개 분기 만에 미래에셋대우에 내줬다.
미래에셋, 해외법인 수익성 상승세
미래에셋대우의 실적 반등을 이끈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특히 홍콩을 필두로 한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해외법인이 상반기 거둔 순이익(세전 기준)은 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3% 급증했다. 상반기만 갖고도 지난해 연간 해외법인 순이익(845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국가별로는 영국(206%), 미국(104%), 베트남(76%), 인도(72%) 등에서 순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투자 컨트롤타워로 부상한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 신흥국 투자에 집중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홍콩법인의 자기자본은 지난 6월 말 기준 2조2156억원으로 불과 1년 새 52% 이상 불어났다.
해외법인 현지화와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한 결과는 글로벌 유수 투자자들도 주목하는 ‘랜드마크딜’ 성사로 이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글로벌 부동산 거래 중 사상 최대 규모(약 5조5000억원)로 꼽힌 홍콩 더센터 빌딩 인수에 32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프랑스 파리 중심업무지구인 라데팡스에 있는 마중가타워 인수에 1조원을 투자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리테일 부문 역시 해외 주식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이달 초 기준 해외 주식 잔액은 6조7000억원, 시장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해외 주식 거래 고객 수 역시 30만 명으로 압도적 1위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직접투자와 기업금융뿐 아니라 리테일 부문 또한 해외 비중이 커서 국내 증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투, ‘IB통’ 정일문 사장 취임 후 ‘고삐’
한투증권은 탄탄한 IB 영업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순이익 1등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한투증권 IB는 작년 말 취임한 정일문 사장이 직접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정 사장은 업계를 대표하는 ‘IB통’ 경영자다.
한투증권의 IB 부문은 지난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분기 IB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517억원) 대비 71.4% 급증한 88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IB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55.2% 증가한 14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 중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15.8%로 증가해 위탁매매(10.5%)를 제치고 트레이딩(54.9%)에 이은 2위로 올라섰다.
IB 분야별로 고르게 성과를 낸 점이 특징이다. 한투증권은 상반기 공모증자 인수·모집금액 기준 시장점유율 24%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수수료 기준으로는 점유율 21.6%로 2위였다. 회사채 인수금액 기준 점유율은 9.7%로 3위를 달렸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이런 공통점을 지닌 두 회사가 올 상반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려 이목을 끈다. 상반기 승자는 한투증권이었다. 한투증권은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의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세 개 분기 연속 미래에셋대우에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해외법인 등 ‘글로벌’을 화두로 내건 미래에셋대우에 추월을 허용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두 증권사의 ‘진검승부’가 어떤 결말을 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2분기 한층 치열해진 경쟁구도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40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이자 상반기 증권업계 최고 실적이다. 한투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을 자본 수익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순이익/자기자본)로 연 환산하면 20.7%에 달한다.
순이익 2등은 미래에셋대우가 차지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상반기 순이익은 3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는 2017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으로 통합법인 출범 이후 사상 최대다.
상반기 전체로 놓고 보면 작년 하반기에 이어 한투증권의 ‘독주체제’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분기만 따로 떼어낼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2분기 미래에셋대우는 전분기였던 1분기 대비 30.4% 증가한 219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당초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인 17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낸 것이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됐던 ‘방대한 자기자본 대비 낮은 자본 수익성’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순이익을 연 환산한 ROE는 10.2%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반면 한투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분기보다 13.4% 줄어든 1894억원에 그쳤다. 분기 기준 순이익 1등도 세 개 분기 만에 미래에셋대우에 내줬다.
미래에셋, 해외법인 수익성 상승세
미래에셋대우의 실적 반등을 이끈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특히 홍콩을 필두로 한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해외법인이 상반기 거둔 순이익(세전 기준)은 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3% 급증했다. 상반기만 갖고도 지난해 연간 해외법인 순이익(845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국가별로는 영국(206%), 미국(104%), 베트남(76%), 인도(72%) 등에서 순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미래에셋대우의 글로벌 투자 컨트롤타워로 부상한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 신흥국 투자에 집중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홍콩법인의 자기자본은 지난 6월 말 기준 2조2156억원으로 불과 1년 새 52% 이상 불어났다.
해외법인 현지화와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한 결과는 글로벌 유수 투자자들도 주목하는 ‘랜드마크딜’ 성사로 이어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글로벌 부동산 거래 중 사상 최대 규모(약 5조5000억원)로 꼽힌 홍콩 더센터 빌딩 인수에 32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프랑스 파리 중심업무지구인 라데팡스에 있는 마중가타워 인수에 1조원을 투자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리테일 부문 역시 해외 주식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이달 초 기준 해외 주식 잔액은 6조7000억원, 시장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해외 주식 거래 고객 수 역시 30만 명으로 압도적 1위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직접투자와 기업금융뿐 아니라 리테일 부문 또한 해외 비중이 커서 국내 증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투, ‘IB통’ 정일문 사장 취임 후 ‘고삐’
한투증권은 탄탄한 IB 영업력을 바탕으로 하반기 ‘순이익 1등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한투증권 IB는 작년 말 취임한 정일문 사장이 직접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정 사장은 업계를 대표하는 ‘IB통’ 경영자다.
한투증권의 IB 부문은 지난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분기 IB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517억원) 대비 71.4% 급증한 88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IB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55.2% 증가한 14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 중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15.8%로 증가해 위탁매매(10.5%)를 제치고 트레이딩(54.9%)에 이은 2위로 올라섰다.
IB 분야별로 고르게 성과를 낸 점이 특징이다. 한투증권은 상반기 공모증자 인수·모집금액 기준 시장점유율 24%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수수료 기준으로는 점유율 21.6%로 2위였다. 회사채 인수금액 기준 점유율은 9.7%로 3위를 달렸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