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경기침체 우려 속 한국경제 1%대 성장 전망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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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경기, 주요국 중 독일 다음으로 큰 폭 하강
정책팀 = 전 세계 주요국 중 경제여건이 가장 좋은 미국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국경제가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속에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식어가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만약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간다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 美 경기침체 가능성 상승…"통화정책 대응여력 제한적" 18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내놓은 미국 경기순환 지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30∼35%로 상승했다.
전분기 25∼30%에서 한단계 올라갔다.
10개 선행지표 중 1개인 미국 국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가 3개월째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였다고 S&P는 설명했다.
금융시장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계산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34.9%로, 거의 상단에 가까워 금융 상황이 긴축에 빠질 경우 경기가 급속히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반영했다.
S&P는 무역 측면에서 예측 불가능성과 글로벌 산업환경 약화가 경고음이 커지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소비 기초여건이 강한 점은 우려를 진정시키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된 것은 지난 5월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의 역전 상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14일 미국 국채 10년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다.
196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의 역전상태가 수개월간 지속된 모든 사례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금리역전이 이미 수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고, 주요국의 실물경제 여건도 악화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신호이자 원인으로 작용한다.
장기금리는 미래의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데, 향후 경기둔화가 예상될 경우 금리하락 기대감이 높아지며 장기금리가 하락,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신용공급이 줄어들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금리역전은 과거와 달리 장단기금리가 모두 하락하면서 발생했고,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와 인구 고령화 등이 장기금리 수준을 낮추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최근 미국 경제여건이 견조하다는 점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작다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역대 가장 긴 확장국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민간소비, 투자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최근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불안 요인이 산재한 가운데, 현재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여지는 2%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지적했다.
과거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평균 인하폭은 5.3%포인트였다.
◇ 韓 제조업경기 獨 다음 가장 크게 하강…올해 1%대 성장전망 확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속에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식어가고 있다.
한국 제조업 경기의 하강 속도가 주요국 중에 빠른 가운데, 경제 성장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7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글로벌 제조업 PMI는 49.3을 기록해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 50을 밑돌았다.
PMI는 매달 기업의 구매담당 임원에게 설문조사를 해 집계하는 경기 지표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10대 수출대국 중 기준치를 웃도는 곳은 50.4를 기록한 미국과 50.7을 기록한 네덜란드뿐이다.
독일(43.2), 프랑스(49.7), 영국(48.0)은 모두 50을 밑돌았다.
4월에만 해도 50.2로 기준치를 웃돌던 우리나라의 제조업 PMI는 7월 47.3으로 빠르게 떨어져 중국(49.9)이나 일본(49.4)보다 낮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빠르게 하향조정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2개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이번 달 기준 2.0%로 7월(2.1%)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국내외 42개 기관 중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ING그룹(1.4%), IHS마킷(1.7%), 노무라증권(1.8%), 씨티그룹(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JP모건체이스(1.9%) 등 11곳으로 늘어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세계경기를 주도하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진다면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재정확장정책은 쓸데만 괜찮고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만큼, 규제 완화, 기업투자환경 개선 등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게 미국 경제인데, 미국이 침체로 가면 우리도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한국 금융시장도 불안하고, 수출도 계속 마이너스인 데다가 올해 경제성장률도 2% 초반에서 1%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집행하고 건설투자 확대방안, 주택건축 규제 완화방안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책팀 = 전 세계 주요국 중 경제여건이 가장 좋은 미국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국경제가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속에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급격히 식어가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만약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간다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 美 경기침체 가능성 상승…"통화정책 대응여력 제한적" 18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내놓은 미국 경기순환 지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30∼35%로 상승했다.
전분기 25∼30%에서 한단계 올라갔다.
10개 선행지표 중 1개인 미국 국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가 3개월째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였다고 S&P는 설명했다.
금융시장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계산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34.9%로, 거의 상단에 가까워 금융 상황이 긴축에 빠질 경우 경기가 급속히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반영했다.
S&P는 무역 측면에서 예측 불가능성과 글로벌 산업환경 약화가 경고음이 커지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소비 기초여건이 강한 점은 우려를 진정시키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된 것은 지난 5월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의 역전 상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14일 미국 국채 10년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다.
196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의 역전상태가 수개월간 지속된 모든 사례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금리역전이 이미 수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고, 주요국의 실물경제 여건도 악화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신호이자 원인으로 작용한다.
장기금리는 미래의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데, 향후 경기둔화가 예상될 경우 금리하락 기대감이 높아지며 장기금리가 하락,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신용공급이 줄어들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금리역전은 과거와 달리 장단기금리가 모두 하락하면서 발생했고,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와 인구 고령화 등이 장기금리 수준을 낮추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최근 미국 경제여건이 견조하다는 점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작다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역대 가장 긴 확장국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민간소비, 투자확대 등의 영향으로 올해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최근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불안 요인이 산재한 가운데, 현재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여지는 2%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지적했다.
과거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평균 인하폭은 5.3%포인트였다.
◇ 韓 제조업경기 獨 다음 가장 크게 하강…올해 1%대 성장전망 확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속에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식어가고 있다.
한국 제조업 경기의 하강 속도가 주요국 중에 빠른 가운데, 경제 성장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7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글로벌 제조업 PMI는 49.3을 기록해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 50을 밑돌았다.
PMI는 매달 기업의 구매담당 임원에게 설문조사를 해 집계하는 경기 지표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10대 수출대국 중 기준치를 웃도는 곳은 50.4를 기록한 미국과 50.7을 기록한 네덜란드뿐이다.
독일(43.2), 프랑스(49.7), 영국(48.0)은 모두 50을 밑돌았다.
4월에만 해도 50.2로 기준치를 웃돌던 우리나라의 제조업 PMI는 7월 47.3으로 빠르게 떨어져 중국(49.9)이나 일본(49.4)보다 낮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빠르게 하향조정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2개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이번 달 기준 2.0%로 7월(2.1%)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국내외 42개 기관 중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ING그룹(1.4%), IHS마킷(1.7%), 노무라증권(1.8%), 씨티그룹(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JP모건체이스(1.9%) 등 11곳으로 늘어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세계경기를 주도하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진다면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재정확장정책은 쓸데만 괜찮고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만큼, 규제 완화, 기업투자환경 개선 등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게 미국 경제인데, 미국이 침체로 가면 우리도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한국 금융시장도 불안하고, 수출도 계속 마이너스인 데다가 올해 경제성장률도 2% 초반에서 1%로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집행하고 건설투자 확대방안, 주택건축 규제 완화방안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