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전장 新사업으로 사상 초유 '복합위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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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 나선 기업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위기 경영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 결정 이후 첫 근무일인 지난 5일 이 부회장은 전자 계열사 경영진을 긴급 소집해 ‘위기 극복’과 ‘새로운 기회 창출’을 강조했다.
경제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빼기로 함에 따라 경영 전반에 미칠 파장을 점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당부했다.
현장 경영도 이어지는 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충남 아산에 있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경영진 간담회를 열었다. 9일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보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경제계에선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이 부회장이 전략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유는 무엇일까.
실적 부진에 일본 보복도 겹쳐
삼성은 사상 초유의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 삼성의 위기는 실적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대표 기업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55.6% 줄었다. 1년 전보다 60% 가까이 급락한 D램값과 기대에 못 미친 갤럭시S10 판매 등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일본의 수출 보복도 걱정거리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삼성전자 공급망의 입구부터 틀어막겠다는 게 일본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로 일시적으로 반도체 현물 가격이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일본 경제 보복이 장기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다.
외풍도 만만치 않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건을 ‘이 부회장 승계’와 무리하게 연결시키며 전방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건의 본질인 ‘분식회계’ 여부가 결론 나지도 않았는데 수사 방향이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한 분식’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전방위 검찰 수사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신사업인 삼성바이오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유럽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공급하며 기지개를 켰지만 미확인 분식 의혹으로 평판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는 얘기다.
AI 인재 영입에 박차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더욱 적극 공략해 ‘복합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리서치를 출범하고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AI 관련 선행 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18년 1월엔 실리콘밸리에 AI연구센터를 열었다. 우수 인재도 속속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있다. 작년 6월 영입한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치)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 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시너지도 본격화하고 있다. CES 2018에서 삼성전자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디지털콕핏을 공개했다. CES 2019에선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이 향상된 ‘디지털콕핏 2019’도 선보였다. 지난 4월 열린 상하이오토쇼에서 하만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JEV, 창청자동차 등에 차량용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와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자동 무선 업데이트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독일 BMW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작년 10월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스마트기기에 들어가는 제품보다 품질이 더 높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안전성이 높은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아우디는 엑시노스 오토를 탑재한 신형 차량 A4를 올가을 유럽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경제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빼기로 함에 따라 경영 전반에 미칠 파장을 점검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당부했다.
현장 경영도 이어지는 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충남 아산에 있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경영진 간담회를 열었다. 9일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보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경제계에선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이 부회장이 전략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유는 무엇일까.
실적 부진에 일본 보복도 겹쳐
삼성은 사상 초유의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 삼성의 위기는 실적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대표 기업 삼성전자는 올 2분기에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55.6% 줄었다. 1년 전보다 60% 가까이 급락한 D램값과 기대에 못 미친 갤럭시S10 판매 등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일본의 수출 보복도 걱정거리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삼성전자 공급망의 입구부터 틀어막겠다는 게 일본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로 일시적으로 반도체 현물 가격이 소폭 반등하고 있지만 일본 경제 보복이 장기화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다.
외풍도 만만치 않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건을 ‘이 부회장 승계’와 무리하게 연결시키며 전방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건의 본질인 ‘분식회계’ 여부가 결론 나지도 않았는데 수사 방향이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한 분식’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전방위 검찰 수사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신사업인 삼성바이오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유럽 시장에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공급하며 기지개를 켰지만 미확인 분식 의혹으로 평판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는 얘기다.
AI 인재 영입에 박차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더욱 적극 공략해 ‘복합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리서치를 출범하고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AI 관련 선행 연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2018년 1월엔 실리콘밸리에 AI연구센터를 열었다. 우수 인재도 속속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있다. 작년 6월 영입한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자동차 전장(전기·전자 장치)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장 전문 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시너지도 본격화하고 있다. CES 2018에서 삼성전자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디지털콕핏을 공개했다. CES 2019에선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이 향상된 ‘디지털콕핏 2019’도 선보였다. 지난 4월 열린 상하이오토쇼에서 하만은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JEV, 창청자동차 등에 차량용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와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자동 무선 업데이트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독일 BMW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모듈을 공급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도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작년 10월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스마트기기에 들어가는 제품보다 품질이 더 높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안전성이 높은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아우디는 엑시노스 오토를 탑재한 신형 차량 A4를 올가을 유럽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