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5"…불황기에 뜨는 음식료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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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5년 '박스피' 주도주
글로벌 경기둔화에 다시 관심
제품값 오르고 원재료 비용 줄어
글로벌 경기둔화에 다시 관심
제품값 오르고 원재료 비용 줄어
한동안 증권시장에서 소외됐던 음식료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는 음식료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신제품 출시와 사업 다각화, 수출 등을 통해 새롭게 ‘성장 스토리’를 쓰는 종목이 등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어게인 2015”
삼양식품은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600원(3.55%) 오른 7만5800원에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 기간에 22.65% 급등했다. 2분기 깜짝 실적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0.1%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30%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깜짝 실적을 낸 곳은 삼양식품만이 아니다. 음식료 대장주인 KT&G의 2분기 영업이익은 4065억원으로 작년보다 25.9% 늘었다. 매일유업, 오리온, 농심 등도 시장 추정치를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음식료업종(16개 종목)의 영업이익은 11.9% 증가했다.
음식료주는 코스피지수가 오랜 박스권(1800~2100포인트)에 갇혀 있던 2014~2015년에 증시 주도주로 부상했다. ‘불황에도 음식료 소비는 줄지 않는다’는 통념에 더해 안정적으로 꾸준히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2016년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수출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상기후로 밀가루, 설탕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해 원가 부담이 커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음식료주가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올해 2분기 실적 시즌부터다. 주요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원자재값 안정으로 비용 부담은 줄어들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밀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20% 하락했다.
“성장 스토리에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음식료주가 2014~2015년처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상승세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가치주보다 성장성이 있는 종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황준혁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어려울수록 단순히 저평가된 종목보다 희소성 있는 성장주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음식료주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은 매일유업이다. 국내 우유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높은 컵커피, 발효유, 유기농 제품 등으로 수익처를 다변화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가치가 확고하고 실적 개선이 계속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 9배인 현재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며 목표주가를 10만3000원으로 올려잡았다.
높은 배당 매력을 갖춘 KT&G도 하반기 기대종목 중 하나다. 주력사업인 국내외 담배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40%로 개선됐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중동 담배 대리상과의 재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2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일시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신제품 효과가 하반기에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섞어 마시는 이른바 ‘테슬라’가 인기를 끌고 있고 일본 맥주 불매운동의 반사이익까지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 병이 팔리는 등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라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지난 5월 소주가격 인상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삼양식품은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600원(3.55%) 오른 7만5800원에 마감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 기간에 22.65% 급등했다. 2분기 깜짝 실적이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0.1%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30%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깜짝 실적을 낸 곳은 삼양식품만이 아니다. 음식료 대장주인 KT&G의 2분기 영업이익은 4065억원으로 작년보다 25.9% 늘었다. 매일유업, 오리온, 농심 등도 시장 추정치를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줄어들었지만 같은 기간 음식료업종(16개 종목)의 영업이익은 11.9% 증가했다.
음식료주는 코스피지수가 오랜 박스권(1800~2100포인트)에 갇혀 있던 2014~2015년에 증시 주도주로 부상했다. ‘불황에도 음식료 소비는 줄지 않는다’는 통념에 더해 안정적으로 꾸준히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2016년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수출주로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상기후로 밀가루, 설탕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해 원가 부담이 커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음식료주가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올해 2분기 실적 시즌부터다. 주요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원자재값 안정으로 비용 부담은 줄어들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밀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20% 하락했다.
“성장 스토리에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음식료주가 2014~2015년처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상승세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가치주보다 성장성이 있는 종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황준혁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어려울수록 단순히 저평가된 종목보다 희소성 있는 성장주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음식료주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은 매일유업이다. 국내 우유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높은 컵커피, 발효유, 유기농 제품 등으로 수익처를 다변화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가치가 확고하고 실적 개선이 계속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 9배인 현재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며 목표주가를 10만3000원으로 올려잡았다.
높은 배당 매력을 갖춘 KT&G도 하반기 기대종목 중 하나다. 주력사업인 국내외 담배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40%로 개선됐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중동 담배 대리상과의 재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2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일시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신제품 효과가 하반기에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맥주 ‘테라’와 소주 ‘참이슬’을 섞어 마시는 이른바 ‘테슬라’가 인기를 끌고 있고 일본 맥주 불매운동의 반사이익까지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 병이 팔리는 등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라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지난 5월 소주가격 인상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