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만기 100년짜리 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7일 “미 재무부가 만기 50년 혹은 100년짜리 국채 발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 국채 중 최장기물은 만기 30년짜리다.

美 '100년 만기 국채' 발행 만지작
미 정부가 만기 50년 혹은 100년짜리 국채 발행 가능성을 따져보는 건 초장기 국채 발행에 유리한 시장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기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10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지난주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 연 2%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 정부로선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 초장기 국채를 발행하면 장기적으로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막대한 빚 부담도 재무부가 초장기 국채 발행에 관심을 갖는 배경이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 정부의 미상환 국채는 14조달러로 올 회계연도 이자 부담만 28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초장기 국채는 투자 수요가 적다는 점이 변수다. 50년, 100년 뒤의 일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7년에도 만기 50년 혹은 100년짜리 초장기 국채를 발행하려다 수요 부족 탓에 계획을 접어야 했다. 제나디 골드버그 TD증권 금리전략가는 “(미 정부의 초장기 국채 발행 검토는) 때때로 나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현재 만기 100년짜리 채권을 발행한 국가는 오스트리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