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민정수석이 9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도착해 법무부 장관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민정수석이 9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도착해 법무부 장관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대학원 진학까지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았다는 이른바 '평생 무시험'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단국대는 조국 딸이 고등학교 시절 작성한 논문에 저자로 등재되는 것이 맞는 지 자격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조국 측은 2007년 한영외고 입시전형부터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전형에서도 교과성적을 비롯해 논술, MEET(의학교육입문검사) 성적을 제출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조국 딸인 조 모씨(28)가 평생 필기시험을 보지 않고 진학했다는 글이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조국 딸은 평생 한번도 (필기)시험을 봐서 진학을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1. 외고는 유학전형, 2고대는 논문으로 수시, 3. 의전원은 면접으로 들어가 시험을 본 적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 네티즌은 "한영외고 입학방식은 정원외 귀국자 전형으로 편입했고,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 단기 2주 인턴으로 논문 제1저자에 등재되면서 고대 공대는 포트폴리오 수시로 들어갔다"며 "부산 의전원은 MEET 안 보고 가는 전형으로 입학했다"며 평생 시험을 본 적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네티즌도 "세번씩이나 무시험이라니 대단한 능력"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도 "정유라는 말타고 메달이라도 땄지. 조국딸은 뭐한거야? 시험도 안 보고 입학하고 논문도 안쓰고 제1저자가 되고 낙제하고 장학금받고...이게 이 정권이 꿈꾸던 정의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이날 조씨는 2009년 한영외고 시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가량 인턴에 참여,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고등학생이던 조 씨가 시험 디자인 및 결과 해석을 직접 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만큼, 논문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정당한 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조 씨가 고려대 이과계열 수시전형에도 논문 등재 사실을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시험 논란'에 불을 댕겼다.

논란이 확산하자 단국대 측은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를 중심으로 윤리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조 씨가 참여했다는 '인턴 프로그램'은 대학 병원 차원의 공식 프로그램이 아닌 교원 개인이 진행한 비공식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단국대 측은 "연구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음을 사과한다"며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를 중심으로 연구윤리위원회를 금주 내 개최할 예정으로, 연구내용과 결과에 과학적·기술적 기여를 하지 않은 자에게 감사의 표시 또는 예우 등을 이유로 논문 저자의 자격을 부여한 사례가 있는 지 중점 확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규정에 의거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청문회 준비단도 '무시험 의혹'을 인식한 듯 해당 의혹을 상세하게 해명했다. 영어 논술 등 일부 필기시험을 치렀다고 강조했다. 조국 측은 "2007년 한영외고 입시전형은 외국 거주사실 만으로 정원외 입학을 할 수 있는 입시 전형이 없다"며 "중학교 교과성적 등과 영어 논술 및 말하기, 면접의 실기시험을 거쳐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입학전형은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합격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전형은 1단계 어학 40%와 학생생활기록부 60%가 반영되며, 2단계는 1단계 성적과 면접 30%로 합격자를 가린다.

조국 측은 "과학영재전형으로 합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해당 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와 제출된 모든 서류(수상실적, 수학 또는 과학 분야의 실적 혹은 연구 활동 내역, 자기소개서 등)에 대해 종합평가하지만, 세계선도인재전형의 평가방법엔 그러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2015년 부산대 의전원 입학전형에 대해서도 "MEET(의학교육입문검사) 성적을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입학제출서류의 '연구 업적 및 경력'은 최근 5년 이내의 SCI(E)급 논문에 한하며, 경력은 대학 졸업 이후의 것만 인정돼 2009년 해당 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