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주한 美대사 "韓·日 관계 회복, 기업인들이 힘써 달라"
“한·일 관계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 한국 기업인들이 힘써 달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가 한국 기업인들에게 던진 말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3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급 기업인들과 연 비공개 조찬 간담회에서다. 그는 “한·일 양국의 갈등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빨리 해결돼야 한다”며 “굳건한 한·미·일 동맹 유지를 위해서라도 한·일 관계의 조속한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 기업인들이 기여해 달라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한국 기업인들이 일본 기업과 접촉을 늘리고 관계를 유지하는 쪽으로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해리스 대사의 언급이 전해지면서, 경제계에선 한·일 경제전쟁 중재에 거리를 뒀던 미국이 다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동안 해리스 대사는 공식 행사에서 “한·일 관계에 아직 미국이 개입할 때가 아니다”고 말해왔다.

해리스 대사는 국내 기업인들로부터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질문도 받았다. 하지만 직접적 답변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한국 기업인들이 신상 문제로 미국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에 대한 배려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는 주한 미국대사관 측이 전경련에 제안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 기업인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