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서 먼저 출시…페이스북 표적광고 사업에 영향 줄 듯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에서 다른 앱이나 웹사이트를 방문한 기록을 수집하지 못하게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다고 뉴욕타임스(NYT)·CNN 방송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처럼 외부 앱·웹사이트 방문 기록, 활동 기록을 살펴보고 이를 페이스북과 연동되지 않도록 하는 '오프-페이스북 액티비티'를 내놓는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금은 페이스북 이용자가 의류 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신발 상품을 클릭하면 이 사이트는 이용자의 이런 방문·활동 기록을 페이스북과 공유한다.

페이스북은 이 정보를 토대로 자사 앱 이용자에게 클릭했던 이 옷이나 신발 광고를 보여주는 표적 광고를 해왔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사람들은 통상 80개가 넘는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그중 절반가량을 매달 사용한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어디서 개인정보가 수집되고 사용되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러나 오프-페이스북 액티비티는 이용자들이 이 같은 방문 기록을 페이스북 계정과 분리할 수 있도록 한다.

간단히 말해 이런 데이터가 페이스북에 공유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우리는 이용자가 어떤 사이트를 방문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을 것이고, 페이스북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에서 이용자가 표적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분리한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투명성과 통제권을 주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데이터는 그동안 페이스북이 이용자 각자의 관심을 반영한 표적 광고를 할 수 있게 한 원천의 하나였다.

표적 광고를 해주는 대가로 돈을 벌어온 페이스북으로서는 매출이 감소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이 기능이 우리 사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들의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당초 지난해 5월 '기록 지우기'란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치 컨설팅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이용자 8천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한 스캔들이 터진 뒤였다.

그로부터 1년 3개월 만에 나온 이번 기능은 기록을 삭제하는 대신 페이스북이 여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당초 자사가 수집한 이용자의 데이터 저장소 전체를 삭제할 수 있게 하려 했지만, 조사 결과 이용자들이 이런 '전부 아니면 전무(全無)' 방식의 선택지를 원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NYT는 "새로운 기능이 페이스북의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한 만병통치약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페이스북은 여전히 페이스북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에서의 활동 데이터를 모두 보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이 기능이 20일 한국과 아일랜드, 스페인에 도입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몇 달에 걸쳐 다른 나라로 확대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소셜미디어 분석가인 재스민 엔버그는 이번 조치가 좀 더 투명해지려는 노력이자 표적 광고 사업 관행을 단속하려는 전 세계 규제 당국자들에 한발 앞서려는 방편이라고 평가했다.

엔버그는 또 이 조치가 페이스북 광고사업에 미칠 영향은 소비자들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용자들이 설정에 들어가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은 아주 적극적인 행동"이라며 "사생활 보호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과 이를 위해 뭔가를 하는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