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다가오는데 중남미는 경기부양 실탄 부족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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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멕시코 등 재정확장·통화완화 어려워"
넘버3 아르헨 이미 중환자…"경기 맞바람에 단기처방 전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중남미 주요국들은 경기부양책에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처지에 몰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미국이나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추가 부양책을 검토 중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본 등 선진국들과는 대별되는 양상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은 악화하는 경기에 대응할 여력이 재정정책, 통화정책 양면에서 떨어져 고심하고 있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우파정권은 출범 후 재정지출을 줄여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신자유주의 경제장관 파울루 게지스는 정부 부채와 재정적자를 감축하겠다고 공언하며 공공 프로그램을 대거 축소하고 있다.
게지스 장관은 향후 10년간 1조 헤알(약 298조원)을 아끼겠다는 계획 아래 올해 공공 지출을 340억 헤알(약 41조원)로 동결했다.
브라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는 78.7%로 역대 최고, 공적 투자도 역대 최소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멕시코도 올해 GDP 대비 1%의 재정 흑자를 공언하며 재정지출에 족쇄를 채운 만큼 위기 대응력이 제한된 상태로 평가된다.
아르투로 에레라 멕시코 재무부 장관은 멕시코 경제가 가까스로 침체(2개 분기 연속 GDP 감소)를 면하자 255억 달러(약 30조8천억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를 발표했으나 재정이 얼마나 새로 투입됐는지는 불투명하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멕시코로서는 정부 부채가 GDP 대비 46%에 달해 역대 최고인 2016년 48.2%에 근접한 만큼 추가부양책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 규모로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3위인 아르헨티나는 막대한 국가채무, 불안한 환율, 살인적 인플레이션, 정치갈등 격화 등 총체적 위기 속에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중환자 신세로 잘 알려져 있다.
중남미 4위 경제국인 콜롬비아도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GDP 대비 2.4%로 설정해둔 만큼 재정적 경기부양책 운용이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를 떠받칠 다른 수단인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을 봐도 중남미에는 여력이 충만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가 미국보다 적당히 높게 책정되지 않으면 외자 탈출로 금융시장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과거보다 낮은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중남미 중앙은행들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브라질은 이미 역대 최저인 기준금리 6%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 1%포인트 추가 인하를 점치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과거 3년간 5%포인트 인상한 덕분에 현행 8%에서 물가와 환율을 고려해 어느 정도 인하할 여력이 있으나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 경제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칠레는 기준금리를 2.5%로 낮게 유지하고 있어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로이터 통신은 "중남미 국가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자국 주식, 채권 시장에 들어간 외국자본을 내보내는 핵심 동력"이라며 "브라질은 미국과의 금리 차가 이미 사상 최저이고 칠레, 콜롬비아도 10년여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남미의 전반적 실태를 고려할 때 거의 무방비로 경기침체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중남미 담당 연구원인 알베르토 라모스는 "이 지역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심각한 맞바람에 직면했으나 불행하게도 단기적으로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라모스는 "중남미 전반에 걸친 재정정책 강화는 필수 과제지만 난제"라며 "외국자본 이탈을 막으려면 (미국 등 선진국과의) 충분한 금리 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까닭에 금리 인하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서 미국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행정부가 세금감면을 추진하는 등 경기둔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
유로존과 일본도 경기둔화가 침체로 악화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미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추가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넘버3 아르헨 이미 중환자…"경기 맞바람에 단기처방 전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중남미 주요국들은 경기부양책에 섣불리 손댈 수 없는 처지에 몰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기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미국이나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추가 부양책을 검토 중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본 등 선진국들과는 대별되는 양상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은 악화하는 경기에 대응할 여력이 재정정책, 통화정책 양면에서 떨어져 고심하고 있다.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우파정권은 출범 후 재정지출을 줄여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신자유주의 경제장관 파울루 게지스는 정부 부채와 재정적자를 감축하겠다고 공언하며 공공 프로그램을 대거 축소하고 있다.
게지스 장관은 향후 10년간 1조 헤알(약 298조원)을 아끼겠다는 계획 아래 올해 공공 지출을 340억 헤알(약 41조원)로 동결했다.
브라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는 78.7%로 역대 최고, 공적 투자도 역대 최소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멕시코도 올해 GDP 대비 1%의 재정 흑자를 공언하며 재정지출에 족쇄를 채운 만큼 위기 대응력이 제한된 상태로 평가된다.
아르투로 에레라 멕시코 재무부 장관은 멕시코 경제가 가까스로 침체(2개 분기 연속 GDP 감소)를 면하자 255억 달러(약 30조8천억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를 발표했으나 재정이 얼마나 새로 투입됐는지는 불투명하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멕시코로서는 정부 부채가 GDP 대비 46%에 달해 역대 최고인 2016년 48.2%에 근접한 만큼 추가부양책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 규모로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3위인 아르헨티나는 막대한 국가채무, 불안한 환율, 살인적 인플레이션, 정치갈등 격화 등 총체적 위기 속에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중환자 신세로 잘 알려져 있다.
중남미 4위 경제국인 콜롬비아도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GDP 대비 2.4%로 설정해둔 만큼 재정적 경기부양책 운용이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를 떠받칠 다른 수단인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을 봐도 중남미에는 여력이 충만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가 미국보다 적당히 높게 책정되지 않으면 외자 탈출로 금융시장 혼란에 빠지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과거보다 낮은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중남미 중앙은행들은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브라질은 이미 역대 최저인 기준금리 6%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 1%포인트 추가 인하를 점치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과거 3년간 5%포인트 인상한 덕분에 현행 8%에서 물가와 환율을 고려해 어느 정도 인하할 여력이 있으나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중남미 국가들 가운데 경제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칠레는 기준금리를 2.5%로 낮게 유지하고 있어 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로이터 통신은 "중남미 국가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자국 주식, 채권 시장에 들어간 외국자본을 내보내는 핵심 동력"이라며 "브라질은 미국과의 금리 차가 이미 사상 최저이고 칠레, 콜롬비아도 10년여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남미의 전반적 실태를 고려할 때 거의 무방비로 경기침체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중남미 담당 연구원인 알베르토 라모스는 "이 지역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심각한 맞바람에 직면했으나 불행하게도 단기적으로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라모스는 "중남미 전반에 걸친 재정정책 강화는 필수 과제지만 난제"라며 "외국자본 이탈을 막으려면 (미국 등 선진국과의) 충분한 금리 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까닭에 금리 인하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서 미국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행정부가 세금감면을 추진하는 등 경기둔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
유로존과 일본도 경기둔화가 침체로 악화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이미 매우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추가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