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퍼시픽, 직원들 송환번 반대 시위 참여로 中 정부에 '미운털'
"회사 보호 위해" 홍콩 야당의원, 캐세이퍼시픽 직원 지위 포기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직원 지위를 유지해오던 홍콩의 한 야당 의원이 퇴사 의사를 알리며 중국 당국을 향해 회사에 대한 부당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직원들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참여로 중국 당국의 제재대상이 됐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 홍콩매체에 따르면 야당 공민당 소속 제레미 탐(譚文豪) 입법회 의원이 전날 퇴사 의사를 밝혔다.

2016년 당선된 탐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적 폭풍'이 자신에게서 끝나기 바란다며 자신의 퇴사는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탐 의원은 조종사 등으로 캐세이퍼시픽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으며, 입법회 의원 당선 후에도 직원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는 또 중국민항국을 향해 "현지 항공사를 직접 압박하는 것은 백색테러가 분명하다.

일선 직원에서 최고경영자(CEO)까지 모두 정치적 심판으로 해고됐다"고 비판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직원들이 지난 5일 홍콩 총파업에 참여해 수백편의 항공편이 취소된 후 중국 정부의 표적이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민항국은 총파업 며칠 후 캐세이퍼시픽 측에 불법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한 직원이 중국행 비행기를 조종하거나 중국 영공을 지나지 못하도록 했다.

이후 지금까지 루퍼트 호그 CEO와 폴 루 카푸이 최고고객서비스책임자(CCO)를 비롯해 조종사 4명, 홍콩 경찰 축구팀의 항공 일정을 유출한 공항 직원 2명 등이 회사를 떠났다고 SCMP는 전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27일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기내에서 "공항에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시위가 진행 중"이라면서 "홍콩에 관해 더 알고 싶으면 시위대에 자유롭게 물어보라"는 안내방송을 한 조종사도 포함됐다.

명보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은 이 조종사가 더는 회사 직원이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자발적 퇴사 혹은 해고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밖에 해고자 중에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조종사도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