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은행 등이 외국에서 단기로 빌린 자금이 7년 만에 14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 대외건전성 지표인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4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과거 금융위기 때에 비하면 아직 낮은 편이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단기외채 증가폭이 지나치게 빠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를 보면 지난 2분기 말 현재 한국 단기외채는 전 분기보다 106억달러 늘어난 1400억4700만달러였다. 한 분기에 100억달러를 넘은 건 2014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단기외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줄다가 2016년 4분기를 바닥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반면 2분기 외환보유액은 전 분기보다 22억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1분기 31.9%에서 2분기 34.7%로 2.8%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 3분기의 34.9%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